지게는 우리 민족이 발명해낸 뛰어난 도구입니다. 나뭇가지를 다듬어 만든 무척 간단한 구조이지만, 효용은 정말 뛰어나지요. 6·25 전쟁 당시에는 유엔군도 지게를 ‘A Frame’(A자 모양 틀)이라고 부르며 뛰어난 기능에 감탄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1950년 12월 유엔군 2명이 지게에 매트리스와 배낭 등 개인장비를 짊어진 장면이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배낭보다 훨씬 효과적인 운반수단이라는 것을 알았나봅니다.

그러나 요즘은 농촌에서도 보기 어렵고, 민속촌이나 박물관에서나 구경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경운기 등 각종 기계가 보급됐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이벤트 도구 정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17대 총선에 출마한 전남 나주의 한 후보가 지게를 지고 유세에 나섰습니다. 아마 지역 주민들의 든든한 일꾼이 되겠다는 뜻이겠지요? 지게 위에는 짚신도 매달려 있군요.

그러나 우리 민족과 고락을 함께한 지게는 괴로운 운명의 상징으로 비치기도 했습니다. 이어령 교수는 40여년 전에 쓴 수필에서 “‘나’를 위하여 환경을 개선하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나’를 맞추려 했던 데서 지게가 생겨났다”고 풀이했습니다. 또 비록 지게를 사랑하지만, 수레가 다닐 수 있는 넓고 곧은 길을 만들자고 했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