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이공계 대학들은 교과 과정을 완전히 뜯어고치고, 교수들과 학생들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일일이 방문, 이공계 학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개교 250주년을 맞은 미국 뉴욕소재 컬럼비아대학의 리 C 볼린저(Bollinger) 총장은 지난 2일 총장실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미국의 이공계 위기 극복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볼린저 총장은 또 “우수대학의 비결은 ‘세계화(Globalization)’에 달렸다”면서 “외국에서 유능한 학생과 교수들을 보다 많이 유치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 인재 확보를 위해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도쿄·서울·베이징·대만·홍콩 등 동아시아 5개 도시를 방문 중이다.
Q. 노벨상 수상자를 64명이나 배출한 컬럼비아대학의 경쟁력은?
A."뛰어난 학생들을 유치하고, 창의력을 존중하는 연구 문화 풍토를 조성하고, 항상 캠퍼스 바깥 세상을 다르게 변화시키려고 노력한 결과다. 세계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외국 문화와 역사 연구를 일찍부터 시작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Q. '좋은 대학'과 '훌륭한 총장'의 정의를 내린다면?
A. "좋은 대학은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에 적극적이어야 하며, 훌륭한 총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존중하고, 지켜줘야 한다."
Q. 대학이 세계화를 어떻게 이루고, 세계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A. "세계화는 고등 교육기관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글로벌 사고를 갖도록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강의와 연구, 세계와 교감하는 방법에서 엄청난 개편이 일어나야 한다. 해외에서 유명 교수들을 초빙해서 강의를 듣고, 외국 교수들을 많이 임용해야 한다. 대학은 세계화를 열심히 연구해서 세계화로 무엇이 바뀌고 있는지 파악, 사회에 신속히 전달해야 한다."
Q. 동아시아 5개 도시를 방문하는 목적도 세계화 때문인가?
A. "그렇다. 컬럼비아대학 내 외국 학생 숫자를 더욱 늘리고, 컬럼비아 동문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시아에 4200여명의 컬럼비아 동문들이 활동하고, 컬럼비아대학에서 현재 공부하고 강의하는 한국 학생과 교수는 470명에 달한다."
Q. 구체적으로 외국인 학생 숫자를 얼마나 높일 계획인가?
A. "현재 대학 전체로 외국 학생과 교수 비율이 17.2%에 달한다. 대학원은 22%에 육박하고 있지만, 학부는 6.59%에 불과하다. 학부의 외국 학생 및 교수 비율을 2~3배 높일 계획이다."
Q. 한국은 현재 이공계 대학이 위기감에 빠져 있다. 미국도 한때 이공계 위기를 겪었는데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A. "대학에서 개발한 새롭고 놀라운 기술과 교수법을 고등학교 교과에 반영시켜 고등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컬럼비아 공대 교수들과 학생들도 학기 중이나 여름 방학기간 초·중·고교 학생들을 가르친다. 또 이공계의 연구보조금 신청시 지역 공립학교 프로젝트가 포함되도록 했다."
Q. 미국 경제가 고용 증가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듯이 한국에서도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
대학이 학생들의 취직 알선에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있는가?
A. "일자리는 시장에서 창출되는 것이므로 대학은 상담을 통해 취업에 제한적으로 도움을 줄 수밖에 없다. 다만 대학은 학생들과 평생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졸업 후 10년이 지난 뒤에도 일자리를 찾을 때 모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Q. 컬럼비아대학이 신입생 선발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은 무엇인가?
A. "가장 중요한 항목은 역시 고등학교 성적이다. 선발과정을 보면 우선 학문적 잠재력과 지적 수준, 독립적 사고 능력 등을 먼저 평가한 뒤 고등학교 성적, 교장과 교사가 작성한 학생 기록부를 점검한다. 그 외 경제, 종교, 인종 등을 고려해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선발한다."
(뉴욕=김재호특파원 jae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