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에 쏠린 눈... 탄핵심판 2차 변론이 열린 헌법재판소에서 노무현 대통령 변호인단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의 2차 공개변론이 2일 오후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심리로 열려 탄핵심판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이날 소추위원인 김기춘(金淇春) 국회법제사법위원장과 피청구인인 노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측 대리인단은 국회의 탄핵소추의결 절차상 문제, 선거법위반·측근비리·경제파탄 등 탄핵사유의 정당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소추위원측은 “노 대통령은 스스로 하야하라”고 요구했고, 노 대통령측은 “국회 스스로 탄핵을 철회하라”고 반박했다.

소추위원측의 정기승 변호사는 “대통령의 위헌·위법행위를 차단, 침해된 법치주의를 회복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을 보장하고 특히 17대 총선을 정상적으로 치르려는 최후의 방도로 탄핵소추를 의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가 의결한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를 낭독하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측에 하야를 요구했다. 정 변호사는 “막중한 대통령 직무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노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국민적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며 “스스로 정계은퇴 약속에 따라 하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측 변호인은 탄핵소추를 철회하라고 반박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의 유현석 변호사는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은 헌법이 요구하는 절차적·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고 권한을 남용해 의결된 탄핵소추인 만큼 즉시 각하돼야 한다”고 맞섰다. 그는 “대통령 탄핵은 야 3당이 정치자금 수사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정치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2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2차변론이 열리고 있다.

이어 이용훈·김덕현·양삼승 변호사가 나서 국회가 탄핵소추 의결과정에서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를 지키지 못했고, 탄핵사유 중 선거법 위반은 위법행위로 볼 수 없으며, 나머지 측근비리와 경제파탄 부분 역시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진술에 앞서 소추위원측 대리인인 한병채 전 헌법재판관은 “시민대표가 아닌 소수의 집단이 탄핵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시민재판을 하고 있다”며 “전 국민이 환각에 빠지고 색맹이 되고 만취된 상태에서 총선이 시작된 만큼 재판을 총선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측 대리인인 하경철 전 재판관은 “국회의장이 탄핵안을 가결하면서 여당의원에게 ‘자업자득’이라고 말했다”며 “국회가 임기 말에 탄핵소추를 의결하고도 총선, 개인적 이유로 재판을 연기시켜 달라는 것도 ‘자업자득’”이라며 반박했다. 재판장인 윤영철 소장은 “선거 역시 헌법에 의해 치러지는 것이고 재판도 마찬가지로 예정대로 변론을 진행하겠다”며 탄핵소추 사유 진술을 요구했다.

이날 변론에는 대통령과 소추위원측에서 각각 12명의 대리인들이 출석했으며, 청와대·국회·법무부 등 관련기관 관계자와 취재진, 일반인들이 몰려 헌재 1층 심판정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