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하마스 지도자 야신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사건은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아랍세계, 나아가 국제 정세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 경제장관과 외무장관을 역임한 카멜 아부 자베르 요르단 외교대학 총장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될 수 없는 안 좋은 상황이라며, 이번 암살사건이 아랍인들에게 또 다른 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랍인들에게 야신은 어떤 존재인가?
“야신은 모든 아랍인들에게 자국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군의 점령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싸워온 ‘자유 수호 전사(freedom fighter)’로 인식돼 왔다. 그가 사지가 마비돼 눈 한쪽과 혀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종교적으로 매우 민족주의적인 지도자라는 사실은 ‘자유 수호 전사’로서의 그의 고매함을 더욱 확고히 해주었다.
그는 평생 이스라엘 독단적 점령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었고, 나는 이번 암살 또한 그의 위상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실 야신이 죽기 전부터도 이스라엘이 그를 언젠가 암살하고 그가 앞서간 순례자들의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었다.
이스라엘인들이 그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것은 그들이 모든 팔레스타인인들, 아마도 모든 아랍인들을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들이라고 맹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나?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랍계 전체는 지금 슬픔과 저항심이 뒤섞인 분위기다. 불행한 얘기지만, (이 같은 상황은) 아랍인들에게 같은 수준의 폭력을 가할 것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경우는 특히 더 심할 것이다.”
―이번 사건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는가?
“현 시점에선 아랍 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아랍 정권들은 늘 그렇듯 혼란에 휩싸여 있고, 지금 상황에 영향을 끼칠 만한 유의미한 공동행동을 할 역량이 없다. 유럽연합과 러시아 등 대부분의 파워집단들은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또 한번 들고 나올 것이다.
사실 유엔은 손이 묶여 있기 때문에 사건의 전개에 별 영향력이 없다. 미국만이 무언가 영향력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데, 미국이 무슨 행동을 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올해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고, 신보수주의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받은 조지 · 부시 대통령은 유대인 유권자들을 적으로 만들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