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23일 각 당사자들의 답변서 및 의견서 제출을 계기로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가면서 노 대통령측과 탄핵소추를 제기한 국회 법사위측이 답변서 제출 단계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지난 13일 탄핵심판 당사자인 청와대와 국회 법사위에는 답변서 제출을, 관계 기관인 국회·법무부·중앙선관위 등에는 의견서를 23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었다.

노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 간사격인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2일 “답변서 작성과 검토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답변서에는 선거법 위반, 측근 비리, 경제 파탄 등 소추사유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 조목조목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가 준비 중인 의견서도 국회의 탄핵소추의 근거가 법적으로 탄핵사유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의 의견서는 50쪽이 넘는 분량으로 각 탄핵사유에 대한 법적 분석과 의견을 싣고 있으며, 주무 부서인 송무과는 강금실 법무장관으로부터 초안에 대한 검토를 받은 뒤 추가·수정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법률적 차원에서 중립적 의견만을 낸다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야당은 강 장관과 노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문재인 전 수석이 지난 19일 만난 것을 지적하며 “탄핵문제를 조율한 것 아니냐”며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 대통령과 법무부측이 ‘탄핵사유 불성립 입장’을 개진할 것으로 알려지자 국회 법사위 김기춘 위원장은 이날 “아직 답변서를 서둘러 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노 대통령측이 헌재에 답변서를 낸 내용을 보고난 뒤 필요하면 답변서를 내겠다”며 “노 대통령측의 입장을 보고 그에 대한 반론을 펴는 식으로 답변서를 내는 방식으로 탄핵심판 공방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피소추인인 노 대통령측에 사전에 전략을 노출, 재판에 불리한 요인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소추위원 법률대리인단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법사위측은 대통령의 세 가지 탄핵사유 중 핵심인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사유를 추가할 수 있는지 법률적 검토를 해보고 측근 비리, 경제 파탄의 경우 탄핵사유로 막연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보강 증거 마련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탄핵 심판의 주심(主審)을 맡은 주선회(周善會)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의 답변서, 법무부·중앙선관위·국회의 의견서가 마감시한인 23일까지 제출되지 않더라도 심리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며 “답변서·의견서 접수는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기관이 23일까지 제출하지 않더라도 다시 요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법사위와 별도로 국회는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시 논란이 됐던 국회 개의시간 변경, 찬반토론 생략 등은 헌법·국회법·국회선례 등을 감안할 때 문제가 없다”는 의견서를 23일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