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전문가 공병호(44)씨에겐 팬도 많고 적도 많다. 이유야 다르겠지만, 양측이 공히 인정하는 사실은 하나 있다. 그가 매우 부지런하고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는 점, 그래서 남들보다 두세 걸음 앞서 간다는 사실!
그는 새벽 3시면 일어난다. 20대 대학 시절부터, 혼자서 수억대의 연매출을 올리는 ‘1인 기업인’으로 살아가는 지금까지 변함없는 원칙이다. 책을 읽기 위해서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자명종 세 개가 동시에 울리도록 장치했다. 명강사이자 컨설턴트로서 자기관리에 들이는 노력은 그 이상이다. 안경을 벗기 위해 그는 라식수술을 했다. 남들 앞에서 자신있게 웃고 싶어 3년간 치아도 교정했다. “21세기엔 젊음이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 완벽주의자 남자에게 다섯 살 연상의 아내 서혜숙씨는 ‘천생연분’이다. “내 인생이 성공한 건 남편 하나 잘 골랐기 때문”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공무원 아내. 화학공학을 전공한 서씨가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올봄 방송통신대 법학과로 편입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남편 덕분이다. “늘 새로운 지식에 굶주려 있고, 그래서 밤낮으로 책을 들여다보며 행복해하는 남편에게 전염됐다고 보시면 돼요. 남편 말이 사람은 100살까지 도전하며 사는 거라고 해서, 저도 제 가능성을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부지런함, 새것에 대한 집념만큼은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어장을 운영했던 부친에게서 물려받았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좀더 좋은 배, 좀더 좋은 어구를 구입하고 개발해냈던 그 시절의 ‘이노베이터’! 한때 풍비박산 났던 어장을 10년에 걸쳐 다시 일으켜내던 아버지의 모습은 그로 하여금 “부모의 삶 자체가 자식들에겐 전부”라는 믿음을 갖게 했다.
자유기업원에서 벤처기업 CEO로 독립했다가 중도에 좌초했을 때에도 그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무릎을 세웠다. 재기의 원동력은 3가지였다. 하루를 꼼꼼히 기록하기, 걷고 뛰기,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지 않기. “그 시절 누렸던 허황된 것들이 앞길을 가로막으니까요. 길게 보면 노숙의 경험도 인생에선 버릴 수 없는 자산이 됩니다.”
아내 서씨는 조직을 떠나면 다 죽는 줄 알았던 그 시절, 남편이 ‘1인 기업인’으로 홀로 설 수 있게 격려했던 유일한 사람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래서 실패를 하더라도 제 아내는 항상 ‘잘했다’고 합니다. 실업으로 인한 어려움에 휩싸여 있을 때에도 아내는 전혀 기죽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렇게 싼 가격으로 자본가들에게 고용돼 있지 말고, 당신 혼자서 자유롭게 해나가라고 충고했지요.”
이들 부부가 추구하는 자녀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도 ‘홀로 서기’다. 민수(16)와 현수(12)는 아빠와 책을 함께 읽은 기억은 있어도 TV를 본 기억은 없다. 밥상머리에선 늘 “바르게 앉아라” “다리 흔들지 마라” 식의 잔소리를 듣는다. 바쁜 엄마 대신 설거지와 청소, 빨래를 개는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몸에 밴 습관이다. “주위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 네 인생의 고객”이라고 가르친 아빠 덕에 남을 배려하는 기술도 일찌감치 터득했다.
현재 두 아이는 미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우선 아이들이 원했고, 2년에 걸친 자료조사와 현장답사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 학교를 선택했다. 중도에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이들이 결정할 일이다. 형과 동생의 학교가 자동차로 다섯 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함께 있으면 서로의 개성을 잃기 때문”이란다.
민수·현수 두 형제의 일과는 매일 아침 아버지가 한 인물의 성공담, 혹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신문기사들을 첨부해 띄운 e메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침부터 힘이 나니까요. 외로움, 그리움 같은 건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다 보면 잊을 수 있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아빠의 가르침을 되뇌면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