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할 때 국회의 의견을 구하도록 한 ‘사면법 개정안’에 대해, 총리실은 개정 사면법이 위헌요소가 크다는 쪽으로 정부 내 의견이 취합됨에 따라 거부권(재의요구)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부 등 유관 부처들이 모두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냈음을 확인했다. 총리실은 이에 따라 거부권 행사로 야기될 정치적 파장을 축소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런 정부 내 의견을 보고 받고, 22일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23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고 대행은 거부권 행사와 함께 사면권 남용 방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16대 국회 회기가 사실상 끝났음을 감안해 국회의 추후 재의(再議) 절차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 대행은 이달초 국회를 통과한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 개정안’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특별법 개정안’ ‘거창사건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 과거사 관련 보상 3개 법안에 대해서는 신청기한을 단순 연장하는 ‘광주보상법’을 제외한 나머지 2개 법안에 대해서도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은 “아직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정부의 재정소요도 가늠키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