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 시민광장 조성으로 이달 1일부터 통행방식이 바뀐 시청 주변 도로 가운데 일부 구간이 급커브 등으로 도로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고, 사고의 위험도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광화문에서 소공로 방향으로 빠져나갈 때 지나가는 서울프라자호텔 앞〈지도 참조〉은 차선을 제대로 따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굴곡이 심해 가장 위험한 구간으로 꼽히고 있다. 광화문→소공로 차량들은 일단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고 프라자호텔 앞 3차로 도로를 따라 소공로로 달려간다. 그러나 프라자호텔 앞〈지도 참조〉에서 거의 100도 가깝게 꺾어야 소공로로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차량들이 급커브 지점에서 옆 차로의 반 이상을 넘어서야 겨우 회전이 가능하게 된다. 차로는 3차선이지만 실제적으로 운전자들이 느끼는 차로는 2차선으로 갑자기 줄어들게 돼 접촉 사고 가능성이 큰 구간으로 지목되고 있다.
을지로에서 남대문 방향으로 진행할 때 거쳐야 하는 프라자호텔 앞 반대편 커브도 굴곡이 심하긴 마찬가지다. 일산에서 출퇴근하는 은행원 이재봉(35)씨는 “갑자기 옆으로 밀고 들어오는 차 때문에 호텔 앞 도로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은 적이 여러 번”이라고 말했다.
또 을지로·소공로→광화문 차량들이 지나가는 시청 뒷길 좌회전 구간〈지도 참조〉도 90도 각도로 차량 방향을 꺾어야 한다. 대형 버스는 3개 차로를 모두 차지하지 않으면 커브를 돌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태평로의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는 차량들이 시청 건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 을지로 방향에서 달려오는 차량들이 급정차를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프라자호텔 앞과 시청 뒷길의 회전반경은 모두 6m로 나타나고 있다. 회전반경은 차량이 회전할 때 바깥쪽 앞바퀴가 돌면서 그리는 원의 반지름으로, 회전반경 6m는 소형 차량도 차선을 제대로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커브 굴곡이 심하다는 뜻이다.
보행자들도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시청 뒷길 주변은 ‘요주의’ 구간이 됐다. 보행자들이 무교동길에서 시청 뒷길로 급회전하는 차량들로부터 1m 남짓한 거리를 두고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 주변 보행로 가운데 일부는 폭이 2m도 채 안 돼 점심시간 등 행인이 한꺼번에 몰릴 땐 몸이 도 로쪽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태평로 시청과 프레스센터를 연결하는 횡단보도는 아찔할 정도다. 프레스센터로 건너기 위해 시청 건물 모서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면 광화문 방향 우회전을 도는 차량들이 불과 60~70㎝ 앞에서 쌩쌩 달린다. 시청 뒷길 중 시청 쪽에는 보행로가 없어 차량들이 시청 건물에 바짝 붙어 달려오기 때문이다. 시청 뒷길을 차로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서울시는 프라자호텔 앞 구간은 주행 도중 급회전을 해야 하는 도로 상황 등을 감안, 호텔 주차장 입구와 주변 보행로 등을 정비해 다음달까지 회전반경을 12m로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소공로→북창동길로 들어가는 역방향 1차로는 주변 정비 후 다음달 말까지 차량을 통행시키기로 했다. 일부 차량들은 역방향 차로가 아직 개통되지 않은 것을 모르고 진입하다 급히 돌려 나가기도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편된 시청 주변 도로의 큰 틀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스센터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최숭민(31)씨는 “차로가 아닌 곳에 무리해서 차선을 긋고, 위험한 급커브길을 그대로 두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차량 통행만 우선시한다면 시청 주변 길은 앞으로 상습 사고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