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총통

지난 20일 실시된 대만 제11대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53)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당선됐으나, 야당측은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천 총통 하야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대만 정국은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 황스청(黃石城) 위원장은 이날 오후 9시20분쯤 “천 후보가 유효표 1291만4422표 중 647만1970표를, 야당 연합 롄잔(連戰·67) 후보는 644만2452표를 얻었다”면서 천 총통 당선을 공식 선언했다. 무효표는 33만7297표에 달했으며, 투표율은 80.2%로 2000년의 82%보다 낮았다. 두 후보의 득표차는 2만9518표(0.22%)에 불과했다.

그러나 야당은 선거 직후 즉각 ‘3·19 총격사건 진상공개’와 ‘부정선거 의혹’을 이유로 선거무효를 선언하고 무기한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롄 후보는 중앙선거위원회 공식 발표 전인 오후 8시30분 시내 바더루(八德路) 선거총부 앞 연설을 통해 “3·19 총격사건 진상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고, 선거결과는 의혹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불공정 선거이기 때문에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어 21일 새벽 롄 후보와 지지자들은 총통부 앞에서 ‘총통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과 중부 타이중(臺中) 등에서는 이날 오전 2시30분쯤 야당 지지자들이 투표함 봉함을 요구하며 선거홍보용 대형 트럭으로 지방검찰청사 앞 경찰 바리케이드를 돌파했고, 경찰과 3~4차례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다.

뤼슈롄(呂秀蓮·여·60) 대만 부총통은 당선 확정 후 민진당 선거총부 연설에서 “우리가 집권한 것은 불과 4년에 불과하며, 전국 모든 현시(縣市)에 각 당파가 섞여 있고, 선거위원회는 초당파 조직인데 어찌 불공정 운운하느냐”고 반박했다.

대만 연합보는 21일 “당초 각 매체 출구조사에서는 야당연합이 근소하게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었다”고 보도했다. 20일 매체들은 투표 마감 후 “두 후보 간 3~6%포인트 차이가 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타이베이=이광회특파원 santaf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