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콜릿'

'초콜릿' KBS2 밤 11시10분

‘개 같은 내 인생’ ‘길버트 그레이프’의 명장 라세 할스트롬이 줄리엣 비노쉬와 조니 뎁을 비롯해 주디 덴치(아이리스), 레나 올린(프라하의 봄), 캐리-앤 모스(매트릭스), 빅투아 티비졸(뽀네뜨) 등 화려한 진용과 함께 빚어낸 달착지근한 코믹 로맨틱 드라마다. 2001년 73회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을 위시해 여우 주·조연상, 각색상 등 5개 부문에 후보지명되었던 화제의 수작이다.

삶의 활력이라곤 눈꼽만치도 찾을 수 없는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 어느 날 비안느(줄리엣 비노쉬)라는 신비의 여인이 딸과 함께 나타나 초콜릿 가게를 열면서 어떤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극적 사연 가득하고 마술적 리얼리즘 물씬 풍기는 플롯을 좇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 함박 미소를 머금지 않을 도리가 없을 터이다. 줄리엣 비노쉬의 고혹적 매력이 특히 돋보이는데 ‘터미네이터’의 새라(린다 해밀턴)나 에일리언 시리즈의 리플리(시고니 위버) 등과는 또 다른 가히 페미니스트적 여전사 상을 더할 나위 없이 매혹적으로 구현했다. 원제 Chocolat. 약 118분. ★★★★ (5개 기준).


'맘마 로마' EBS 밤 11시10분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시인이며 영화이론가이기도 했던 이탈리아의 거장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두 번째 영화. 과격하기로 소문난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온건(?)하고 이해하기 쉬운 작품이다. 그럼에도 영화를 관류하는 좌파적 계급성을 감지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무던히도 애쓰나 또다시 매춘부의 삶을 살지 않을 수 없는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을 일체의 감상성을 배제하고, 때론 건조하게 때론 감동적으로 묘사한다.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적 걸작 ‘무방비 도시’의 피나로 유명한 맘마 로마 역의 안나 마냐니는 소피아 로렌, 실바나 망가노, 줄리에타 마시나 등과 더불어 한때 이탈리아 영화를 빛냈던 전설적 ‘디바’였다. 영화팬들이라면 흥분하지 않고는 못 배길 흔치 않은 영화체험일 듯 싶다. 원제 Mamma Roma. 1962년. 약 111분. ★★★★

(전찬일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