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사유인 불법 대선자금 및 측근비리 문제에서는 직무관련성 여부가 쟁점이다.

우선 노 대통령측은 직무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탄핵소추 사유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자금의 경우 대통령 당선 이전의 일이고, 측근 안희정(安熙正)·최도술(崔導術)씨가 대선 후 받은 불법자금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노 대통령측은 야당측이 이기명 전 후원회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사이의 용인 땅 ‘위장 매매’건, 여택수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의 롯데 자금 수수건 등을 집중 제기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노 대통령 본인이 불법행위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야당측은 “노 대통령이 측근 또는 친인척 비리에 직·간접으로 관여돼 있거나, 은폐·방조·지시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안희정씨가 수억원의 불법자금을 여러 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노 대통령이 안씨를 ‘동업자’로 소개하면서 이를 방조·은폐한 만큼 노 대통령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병욱 썬앤문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해 위증했는데도 대통령이 감싼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나 민주당 지방선거 잔금 중 2억5000만원을 횡령, 노 대통령이 소유주였던 생수회사 장수천과 관련된 자신의 부채를 갚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의 사건에도 노 대통령이 개입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측근비리 문제에 대한 견해가 탄핵대상이 ‘안 된다’는 쪽에 좀더 기운 상태다. 헌법 65조 1항이 탄핵 사유를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아닌 측근 비리는 탄핵 사유가 안 된다는 것이다. 전광석 연세대 교수는 “측근비리에 대해 정치적 비난은 가능하지만 탄핵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반대 견해가 없지는 않다.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고(헌법 84조), 누구나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되는(27조 4항) 헌법 구조상, 오로지 위헌·위법행위만을 기준으로 탄핵 사유를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문재완 단국대 교수는 “탄핵 사유는 ‘국회와 대통령 간 정치적 갈등의 존재’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만큼 측근비리도 탄핵 사유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