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7일 오전11:30 한나라당 중앙당사
갑자기 대표로 출마를 하게 되서, 당황스러울 것이다. 저도 그렇다. 어제 지역구에서 지역 순방을 하고 있는데, 위원장님들이 오셨다. 당의 후배님들이 오셨다. 직접 찾아오셔서, 10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 상태로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당 대표 후보를 외면하고 있다. 당신은 혹시 혼자 살아남을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해서는 정치가 아니다. 당을 살려야 한다. 비겁하게 혼자 살길을 찾는 것은 자신이 걸어온 길과 다르지 않느냐. 이런 협박을 했다.
저는 이제껏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전력을 다해왔다. 후배들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었고,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이미 (국회의원을) 두번 했다. 한번 더 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 그래서 결심했다. 대한민국, 그리고 한나라당을 이 몸을 다받쳐 건져야 한다. 사람들은 저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는 작지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다. 강권한 사람들 대부분이 “당신이 나서면 변화의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단 하나의 메시지를 보냈다.
▶ 이하 출사표
- 저는 죽을 각오로 한나라당을 대청소하겠습니다.
나라가 어렵습니다.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안됩니다. 장사가 안됩니다. 기업은 해외로 빠져 나가고 있습니다. 민생은 도탄에 빠져있습니다. 나라의 장래가 캄캄합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집권당은 책임을 느끼기는 고사하고, 무책임한 뺄셈정치와 선동정치, 사이비 개혁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정치는 썩었습니다. 바꾸라고 합니다. 그러나 쉽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지난 77일간 당내외 심사위원님들과 함께 개혁공천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부족하지만 변화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썩었습니다. 바꾸라고 합니다. 그러나 쉽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지난 77일간 당내외 심사위원님들과 함께 개혁공천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부족하지만 변화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부패의 흔적을 더욱 철저히 청소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제가 한나라당의 청소부가 되겠습니다. 가장 깨끗한 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자기희생을 추진하겠습니다.
이미 신탁헌납된 연수원뿐만 아니라, 당사도 당장 옮겨야 합니다. 말만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이제는 대청소해야 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이 정당한 헌법적 절차였습니다만, 국회쿠데타로 비난받고 있습니다.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무책임한 불법선동정치가 합리화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여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며, 정치개혁을 주도하여, 선진강국으로 우리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는데 저의 작은 힘을 바치려고 합니다.
2004. 3. 17. 국회의원 김문수
덧붙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부족한 점이 많다. 준비되어 있지 않다. 대표는 고사하고 국회의원하기도 과분하다.
하지만 시대가 부르기 때문에, 작은 맘으로, 작은 힘을 쏟겠다. 마음이 무겁다. 잘못한게 많다면 죽어야 한다. 더럽게 사는 길이 정치인의 길이 아니다. 죽을 때 깨끗하게 죽는 것이 정치인이 가야할 길이다. 죽을 각오로 자신을 던지고 희생하고 국민 앞에 모든 것을 버릴 때 살아난다. 사즉생(死則生)이다. 죽을 각오로 한나라당을 바꾸겠다. 많은 비판과 채찍 바란다.
탄핵정국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도 원래 탄핵소추안에 대해 반대했다. 작년 연말에 대통령 자신이 재신임을 하자고 했을 때 그것을 받지 못한 게 우리당이다. 당당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저는 받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런 것도 받지 못하면서, 탄핵은 휴유증이 엄청나고, 그러고 나서도 헌법재판소에서 가결되어야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통령 자신이 탄핵을 하루 앞두고 국민과 국회의원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 그때문에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도 죽었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형인 노건평씨를 두둔하느라 유능한 사장을 자살하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정황들이 국회의원들의 양심을 자극했다. 그래서 압도적으로 통과된 게 아니냐.우리 당은 144명의 의석중 60명 이상을 물갈이 했다. 이런 상태로 193석의 동의를 이끌어 낼 수는 없는 일이다.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다.
현 국회의원들이 “그럴 자격이 있느냐”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책임을 지자면 총사퇴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돌이키는 일은 옳지 않다. 구차하게 사는 것보다는 죽을 때 죽는 것이 참모습이다. 국민이 그걸 바란다. 죽을 짓을 했다면 죽어야 한다. 비굴하게 살고, 자신의 행동을 더럽게 가리고 하는 짓은 옳은 길이 아니다.
#정국 타개책에 대해 말해달라.
- 현 상황은 단순히 정국의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의 근본적인 정체성에 관한 문제다. 한나라당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선동, 포퓰리즘 정치를 일삼는 당이 아니다. 그런 당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현재까지는 이런 점을 명료하게 하지 못했다. 뚜렷한 자기 정체성을 국민에게 설득하지도, 당원들끼리 공유하지도 못했다. 근본적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수구 부패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자유민주주의로 거듭나야 한다.
# 어떤 점을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일일이 말하자면 너무 많다. 우리는 청소했다고 말하지만 국민들은 부족하다고 말한다. 왜 그런가? 개혁에는 인적청산도 있지만, 정책 노선, 관료적 잔재를 바꿔어야 한다. 특히 당의 사유물, 정당하지 못한 과거의 유물, 많은 재산, 이모든 것들이 떳떳하지 못하고 정당하지 못한 것이다. 당원의 힘으로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인적, 재산, 정책노선 등에 대해 근본적인 쇄신을 해야 , 국민을 바탕으로 한 힘이 살아난다.
# 당의 색깔과 맞지 않다는 말이 많은데..
- “무슨 색깔이냐?”고 사람들이 자주 묻는다. 제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빨간 색 아니냐”라는 의혹에 저는 많은 고통을 겪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틀을 잡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극단적인 좌익모험주의에 빠진 적이 있었다. 2번이나 투옥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거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당한 비판에는 응대할 것이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당에 대해 느낀 점은?
- 공천심사위원장을 계속 했으면 출마 못 했을 것이다. 공천을 심사하다가 도중에 나오면, 대표 욕심때문에 나갔다는 말을 들을 것이 아닌가? 공천심사위에서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감옥에 있을 때보다도 더 어려웠다. 그 자리가 얼마나 악역인가?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그런 자리 아닌가. 저는 그런 자리를 원하지 않았고, 그러기 위해, 기도도 했다. 하지만 끝내는 조직에서 나를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
운영위원회에서 그만두라고 했을 때 속시원했다. 그래서 어제 지역구에서 낮에 일하는데 후배들이 왔더라. 애원하고 매달리고, 협박도 많이 했다. 마음이 약해서 어쩔 수 없이 수락했다. 나는 돈도 없고 능력도 부족하지만, 시대가 너무 절박하다는 대의명분 하나만 갖고, 기반도, 준비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