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인' 김동률(30)이 4집 '토로(吐露)'를 들고 오랜만에 음악팬들과 만난다.

지난 2001년 가을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이후 3년만이다. 지난해 5월 미국 버클리 음대를 졸업한 뒤부터 줄곧 준비한 앨범이다.

치밀하고 완벽한 성격 탓에 7개월동안 집요하게 편곡과 녹음을 반복했다. 버클리에서 배워온 걸 다 '토해내느라' 진이 빠졌다. 그래서 앨범 타이틀도 '토로'다.

버클리음대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한 그는 졸업평균 학점이 3.98(만점 4.0)에 이를만큼 우수한 성적을 냈다. '우수 졸업생' 상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그는 "유학생활 내내 잘하는 친구들 틈에서 난 정말 별거 아닌 존재라며 자학했다"고 했다. 그러다 일본에서 알아주는 재즈 피아니스트인 히로미란 친구가 던진 "슬프고 힘들때 니 음악을 듣고 힘을 낸다", "4분안에 똑 떨어지는 곡을 쓸 줄 아는 니가 부럽다"란 말에 기운을 냈다.

김동률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내 재능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걸 4년만에 깨달았다"고 수줍게 웃었다.

'버클리음대표 노래'란 선입견을 빼고라도 김동률의 이번 4집은 수작이다. 김동률의 트레이드마크인 클래시컬한 발라드를 비롯해 서정적인 음악이 가득하다.

미국, 영국, 일본, 한국을 오가며 소리질을 높였고 비틀즈의 작업실로 유명한 영국의 '애비 로드스튜디오'에서 54인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해 풍부하고 유려한 선율을 만들어냈다.

처음 선보이는 노래는 '이제서야'.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감정의 변화가 격하고 드라마틱하다.

오케스트라의 중후한 연주를 압도하는 김동률의 보컬이 무르익었다.

"봄에 듣기에도 지루하지 않은 발라드"라고 김동률은 소개했다.

이소은과 함께 한 듀엣곡 '욕심쟁이'는 '하기'란 어미를 반복해 눈길을 끈다. 현대 음악 클래스 과제물이었던 피아노 솔로곡 '리버'는 김동률이 언젠간 하게 될 영화음악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곡.

오페라 아리아를 듣는 듯한 클래시컬한 사운드의 '잔향'과 삼바 스타일의 '신기루', '보사노바'풍의 '데자 뷰' 등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김동률의 솜씨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