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학입니까? 정치판입니까?”
강원대학교 화학과 이창규(57)교수가 총장직선제를 문제삼고 나섰다.
“요즘 들리는 이야기로는 한 후보자는 시내 모식당에 8000만원을 선납하고 평소 친하게 어울리는 교수들을 점심 저녁으로 모신다고 하더군요. 대략 10억은 써야 총장에 당선된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습니다”
이교수는 “이런 판국에 어떻게 연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반(反) 지성적인 총장선거운동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9일 오후 뜻을 같이 하는 교수 67명의 서명을 담아 ‘강원대학교 총장선거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발표한 이교수는 “88년 총장직선제가 도입된 후 강원대 교수사회는 학연과 지연으로 갈갈이 쪼개져 나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교수는 “작년 추석땐 곶감상자 200여개가 교수들에게 택배됐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며 “학생들이 이런 교수사회를 보고 무엇을 배우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교수는 “지지를 담보로 향응을 제공하는 후보는 학내 게시판에 공고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교수는 “강원대는 총장직선제를 택한 후 정부로 부터 지원받는 연구비의 비중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면서 지난해 10월20일자 교수신문의 기사내용을 제시했다. 전국 154개 대학중 20위를 차지해 얼핏 좋아보이지만, 충북대(13위)·경상대(17위)에 뒤져 도청소재지가 위치한 지방국립대중 꼴찌라는 것이다. 20년전에는 이보다 상위에 있었다는 게 이교수의 주장이다.
이교수는 또 “장학금이 늘었다고 하는데, 평점 4.0인 우수학생이 한푼도 받지 못하는 국립대학은 강원대가 전국에서 유일할 것”이라고 했다.
“총장선거는 모름지기 대학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갖고 격론을 펴는 정책대결로 당락이 갈려야 한다”는 이교수는 “차기부터는 총장직선제를 폐지하고 초빙제를 도입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공부했던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에선 연봉 60만달러(약7억원) 안팎에 총장을 초빙해 온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최근 연구해를 맞아 이 대학교에 다시 갈 기회가 있었는데, 가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대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또 약진하는 모습이 한눈에 척 들어오더라고 했다. 이교수는 “이번 선거에선 일단, 후보들이 돈을 쓰지 못하도록 학내 분위기를 잡아나가는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강원대는 오는 6월 총장선거를 앞두고 5~7명의 후보들이 난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