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전 대통령 후보는 9일 “어제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보고 실망했다”면서 “무엇보다도 검찰이 대선후보였던 저와 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총선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만약 검찰이 노 대통령과의 형평을 고려해 저에 대한 사법처리를 연기하는 것이라면 이는 검찰이 정치적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은 저에 대한 수사를 하루속히 마무리짓고 국법에 따라 저를 사법처리하기 바란다”며 “한나라당 대선자금에 관한 일은 모두 제가 시켜서 한 일이며 이 문제로 구속된 사람들은 모두 실무자나 전달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는 공정하지도 못했다”며 “5대 그룹의 경우 검찰이 지난 5개월동안 수사한 결과가 ‘700대 36’이라면 이것을 과연 공정한 수사 결과라고 볼 수 있겠냐”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또 “검찰은 기업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기업인들이 경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며 “대선자금과 같은 과거 청산의 문제는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짐으로써 깨끗이 매듭지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나 노 대통령이나 대선자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저는 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감옥에 가겠으니 노 대통령은 대의(大義)에 따라스스로 판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식입장 표명을자제한 채 “어제(8일) 밝힌 내용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언급, 이 전 총재에 대한처리 문제를 총선 이후에 논의할 것이라는 점을 간접 시사했다.

설령 이 전 총재가 작년 12월 중순 자진출석했던 것처럼 재차 출두를 한다면 조사를 하는 것이 불가피하겠지만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곧바로 사법처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검찰은 8일 발표에서 이 전 총재와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불법자금 모금에 직접관여한 구체적 증거가 확보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총선때까지 이 전 총재나 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고, 최종 수사결과를 낼 때 이들 대선후보의 불법 혐의 유무와 처리방향 등에 대해 함께 밝힌다는 방침이다.

(조선닷컴 internet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