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비리 특검팀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경선자금으로 추정되는 1억여원을 포착하면서 민주당 경선자금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검팀은 최도술(崔導術·구속)씨가 추가로 받은 불법자금을 추적하던 중 최씨의 차명계좌에 경선시기에 즈음해 입금된 1억여원을 발견했다. 특검팀은 “경선자금은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이어서 수사는 검찰로 넘어갈 전망이다.

검찰의 경선자금 수사는 지난달 24일 노 대통령이 경선 자금으로 “십수억원을 썼을 것”이라고 말한 다음날 노 캠프 울산팀장을 지낸 김위경씨를 소환함으로써 본격화됐다. 김씨는 지난달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노 후보 울산조직이 경선 당시 최소 1억2000만원을 썼다”며 “실제로 쓰인 경선 자금은 그보다 훨씬 많은 수억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현재까지 노 대통령의 경선자금 규모와 출처에 대해 구체적인 수사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특검팀이 포착한 1억여원은 검찰의 경선자금 수사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선 당시 노 캠프의 본거지였던 부산에서, 그것도 회계를 총괄하던 최도술씨의 차명계좌에서 경선자금 단서가 나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노 대통령은 작년 7월 “경선자금은 제도가 없다”며 “경선이 끝난 뒤 지구당(부산 북·강서을)에서 자료를 다 폐기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검찰이 1억여원을 단서로 경선 당시 최씨 차명계좌를 전면 추적할 경우, 노 대통령 경선자금의 뿌리를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이 검찰 주변의 분석이다. 노 대통령은 경선 후보 시절 부산 북·강서을 지구당에서 2001년 1억2673만원, 2002년 5억9693만원을 수입 내역으로 선관위에 신고한 바 있다.

민주당 경선자금과 관련해 검찰 수사는 노 대통령과 한화갑 전 민주당대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등 3명에 집중돼 있다. 노 대통령에 대해서는 최근 안희정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안씨가 2002년 대우건설로부터 받은 불법자금 1억7500만원 중 5000만원이 경선자금으로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한 전 대표는 2주 만에 대선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는데 당시 SK 4억원, 하이테크 하우징 6억원 등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나 이 중 SK 4억원에 대해 법원이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었다. 정 의장은 제주 첫 경선 6일 전 기자회견에서 “기탁금 2억5000만원을 포함해 3억3000만원을 썼다”고 밝혔으며 이후 경선자금 지출 내역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3월 9일부터 4월 28일까지 8주간 주말마다 16개 시·도를 순회하며 진행됐으며, 노 대통령과 정동영 의장 두 사람만이 끝까지 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