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S 나이

1977년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일할 당시 인도의 핵개발 포기를 설득하기 위해 파견된 적이 있다. 인도 지도부는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나는 그럴 경우 파키스탄이 뒤따라갈 것이고 세계는 더 위험해질 거라고 말했다. 인도는 핵기술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내가 아는 한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파키스탄에서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핵 밀매 네트워크가 드러나면서 예견됐던 위험은 사실로 확인됐다.

파키스탄의 사례가 보여주듯 핵기술의 확산은 상호억제 효과에 따른 안전의 확산을 낳지 않는다. 오히려 부패한 유출 고리를 통해 테러조직들로 하여금 핵무기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 줄 뿐이다.

지금 세계는 파키스탄의 핵기술 수입국 중 하나인 이란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작년 8월 시험용 원심분리기에서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고 더 큰 규모의 지하 농축시설을 짓고 있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일원으로서 평화적인 목적을 위해 우라늄을 농축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NPT는 탄생될 때부터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나라가 폭넓은 IAEA 사찰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평화적인 목적으로 가장한 채 합법적으로 농축우라늄(혹은 재처리된 플루토늄)을 축적할 수 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사정이 바뀌었다며 조약 탈퇴를 선언할 수 있다. 그때는 이미 핵 능력을 지닌 상태가 된다. 이란이 이럴 경우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 지역에 위험을 더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NPT 체계의 와해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런 이유 때문에 이란의 핵무기는 허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의 일방주의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의 군사력은 이라크 활동으로 바쁠 뿐만 아니라, 이란보다 핵능력이 훨씬 못한 것으로 드러난 이라크에 개입한 방식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졌다. 그 결과 동맹국들로 하여금 이란의 핵 야심을 봉쇄하도록 힘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대안으로 다자(多者)주의 방식이 있다. 여기에는 선례가 있다. 1970년대 중반 많은 NPT 회원국들이 농축과 재처리 시설을 수입하고 개발하려 한 적이 있다. 이때 소련·프랑스·독일·일본 등은 ‘핵공급 그룹(NSG)’을 결성하고 억제에 나섰다.

이것은 NPT 조약을 고치는 일 없이도 허점의 일부를 막았다. 이제 이 국가들은 협력해 이란(혹은 다른 나라들)에 협상을 제의해야 한다. 핵폭탄이 아닌 핵에너지를 개발하고 싶어하는 나라들에 대해 연료공급과 사용 후 연료의 처리에 대한 국제적 보장을 해줘야 한다.

안보리는 결의를 통해 더 이상의 핵 확산은 평화에 대한 위협이며 그런 방향으로 가는 어떤 국가도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는 당근이 들어갈 수 있다. 핵에너지 연료처리 사이클 중 위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이란의 참여를 허용하는 것이다. 또 비핵국가로 남을 경우 기존의 제재도 완화하고 안전보장을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유럽 외무장관들은 이미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러시아도 연료 제공 의사가 있음을 표시했다. 이제 안보리가 핵연료 사이클의 가장 위험한 부분들을 국제적인 안전망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노력할 때다. 칸 박사의 불행이 준 교훈을 지금이라도 배우면 된다.

(조지프 S 나이·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