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 숨진 줄 알았던 딸이 6년 만에 친엄마 품을 찾았다. 아기가 탐나 불을 지르고 유괴한 뒤 엄마 노릇을 해왔던 여성은 쇠고랑을 차게 됐다. 모성의 육감과 유전공학 기술 덕분이었다. 미국에서 일어난 영화 같은 사연을 영국 타임스가 3일 전했다.

1997년까지만 해도 루즈 쿠에바스(31)는 필라델피아 펠튼빌의 2층 집에서 남편과 2남1녀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해 12월 15일 화마(火魔)가 들이닥쳤다. 침실에서 자던 그녀는 생후 10일 된 딸아이 생각에 위층으로 뛰어올라 갔다. 하지만 아기는 보이지 않았고, 얼굴에 화상만 입고 쫓겨나와야 했다. 불은 15분도 안 돼 꺼졌지만 목재 집은 숯덩이가 됐다. 경찰은 아기도 함께 전소된 걸로 매듭지었다. 슬픔 속에 다툼이 잦았던 부부는 결국 이혼까지 했다.

6년 후 지난 1월 쿠에바스는 뉴저지 윌링보로의 한 생일파티에 초대받았다. 그곳에서 여섯 살 난 한 소녀를 본 순간 숨이 멎을 듯했다. 뺨의 보조개와 검은 점들…. 첫눈에 피붙이임을 직감했다. 하지만 아이는 전남편의 먼 친척 캐롤린 코리아(41)의 딸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그녀는 6년 전 화재 당일 필라델피아 자신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흥분한 그녀에게 언니는 “침착해. 증거가 필요해”라고 속삭였다. DNA검사를 떠올린 그녀는 아이의 머리칼에 껌이 묻은 듯 가장하고 몇 올을 뽑아 나왔다.

경찰 감식 결과, 우연치고는 너무 일치한다는 소견이 나왔다. 6년 전 화재 사건파일이 다시 열렸다. 아이의 유해가 없었다는 점, 아기 침실의 창문이 열려 있었다는 점 등 의문투성이였다. 코리아 부인이 “나도 당신과 같은 날 딸을 낳았다”고 떠벌렸던 기억도 되살렸다.

경찰은 법원 허가를 얻어 아이의 DNA 샘플을 더 채취해 관련자들의 것과 비교했다. 지난 1일 “당신의 딸”이라는 결과를 전해 들은 쿠에바스는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27일 종적을 감춘 코리아 부인에게는 유괴·방화·주거침입 등 15가지 죄목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