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54)=세계대회 2위까지는 군 현역 복무가 면제된다. 조한승은 이 한판에 승부를 걸었지만 빗나갔다. 학생이 아니면 입영 연기가 안된다. 그래서 그는 엊그제 외국어대 중국어과에 복학했다. 젊은 기사들에게 대국실과 병영(兵營), 캠퍼스는 기묘한 삼각함수로 얽혀있다.

아직도 약간 부족하다고 본 적극책. 123의 당연한 반발에 124로 맞끊어 여기서 또 한바탕 육박전이 전개된다. 126으론 보통은 참고도 백 1인데, 이 경우는 24에 이르고 보면 묘하게도 흑이 좋다. 126이면 139까지는 복잡해 보이지만 외길. 여기서 쌍방 실수가 터진다. 140은 142가 더 컸고, 141로도 ‘가’의 최대처를 차지한 후 141과 ‘나’를 맞보아 흑의 낙승이었던 것.

쌍방 실책이 발생할 경우 대미지는 나중에 범한 쪽이 훨씬 더 큰 법이다. 한 번씩의 헛손질 결과 백은 손해본 게 없으나 흑은 결정적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백이 선수를 뽑은 143까지의 상황에서 바둑은 정말 미세해졌다. 혼자 초읽기에 몰려있는 조한승이 패감쓰듯 시간을 연장해 가더니 154를 꽂아넣는다. 짜릿한 침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