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몬스터 볼' KBS2 밤 11시10분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다 잃은 흑인 미망인(할 베리 분)이, 남편의 사형집행을 주도했던 백인 홀아비(빌리 밤 쏜튼)와 사랑에 빠진다. 언해피 엔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그 잔혹한 러브 스토리를 통해 영화는 삶의 지독한 아이러니·비극성을 역설한다. 영화를 둘러싼 화제는 하지만 온통 두 주연 배우의 실감 연기에 쏠렸다. 특히 결말부의 격정적이면서도 처절한 러브 씬에.
그 혼신의 열연에 감동한 아카데미 회원들은 2002년 74회 시상식에서 사상 최초로 흑인 여우에게 주연상을 안겨주었다. 그 밖에도 베를린 영화제 등이 트로피들을 할 베리의 손에 쥐어줬다. 원제는 사형 집행 바로 전 날, 교도관들이 사형수를 위해 베푸는 영국의 전통을 가리킨다. 감독 마크 포스터. 원제 Monster’s Ball. 2001년. 약 109분. ★★★☆(5개 만점).
◆ '작은 아씨들' EBS 밤 10시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1949년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루이자 메이 앨코트의 유명 자전 소설을 호주 출신 여걸 질리언 암스트롱이 다섯 번째로 영화화했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마치 가문의 네 자매 이야기다. 여성감독의 작품답게 페미니즘적 색체로 가득하다. 원작자의 분신이자 화자인 조 역 위노나 라이더를 비롯해, 클레어 데인즈, 수잔 서랜든, 크리스천 베일 등 전 연기진들이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선사한다. 원제 Little Women. 1994년. 약117분. ★★★★
◆'더블 크라임' MBC 밤11시 10분
“누구라도 한 죄목에 대하여 두 번 이상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는, 미합중국 수정헌법 제5조를 극화한 듯한 범죄 스릴러다. 충격적 극적 반전 이외에, 애슐리 주드의 열연이 단연 돋보인다. 남편 살해-누명-투옥-가석방-복수로 이어지는 리비의 파란만장한 삶을 멋지게 구현했다. 반면 보호감시원 역 토리 리 존스는 다소 밋밋한 편이다. 감독 브루스 베레스포드. 원제 Double Jeopardy. 1999년. 약105분. ★★★
(전찬일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