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어떤 사람이 기상청에서 비가 온다고 예보했을 때 실제로 비가 오는 경우를 따져봤다. 그랬더니 맞는 확률이 채 30%도 안 됐다. 영국에서 시간당으로 따져 비가 올 확률은 8% 정도라고 한다. 예보관이 집에서 잠만 자면서 무조건 비가 안 온다고 예보해도 그 정확도는 92%인 셈이다. 수퍼컴퓨터가 동원되는 오늘날의 기상예보라는 것도 이렇게 힘든 일이다.

▶과학적 기상예보가 시작된 것은 19세기 중반 유럽에서다. 요즘처럼 인공위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순전히 수(手)작업에 의존했다. 각 곳의 관측소에서 기압이나 기온 등을 보고해오면 예보관이 커다란 지도에 그 기상조건들을 그려 넣었다. 그래놓고는 자료실에 쌓아놓은 과거의 일기도에서 닮은꼴을 찾아낸 후 그때 실제 있었던 날씨를 ‘예보 날씨’로 발표했다. 노인들이 “허리가 쑤시니 내일 비 오겠다”는 수준이다.

▶올봄 황사 전망을 놓고 환경부와 기상청의 의견이 엇갈렸다. 환경부가 올 황사가 과거 어느 해보다 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자마자 기상청은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반박했다.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사막지대의 강수량에 대한 해석이 달랐던 것이다. 그 바람에 날씨에 민감한 업종의 주가가 혼란을 일으켰고, 환경부 말에 황사 대비책까지 발표했던 국방부도 머쓱하게 돼 버렸다.

▶하지만 장기 추세는 분명하다.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의 황사 빈도가 한해 평균 2.8일이었는데 90년대에는 7.7일로 늘었다. 특히 재작년 봄에 심해서 많은 학교들이 문을 닫기까지 했다. 북한도 다를 게 없어서 그해 봄 조선중앙TV에서는 무려 15차례에 걸쳐 황사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이런 게 다 중국의 사막화 때문으로, 전 국토의 30%가 표토(表土)가 드러난 상태라고 한다. 남한 면적의 30배에 달하는 땅이 사막화돼 있다는 것이다.

▶대책이란 것도 뾰족한 게 없다. 그저 나무를 심자는 것뿐이다. 그래서 중국정부는 80년대 이후 모든 국민에게 한 해 3그루 이상 나무를 심도록 의무화했다. 우리 정부와 시민단체들에서도 중국의 나무심기를 돕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물 뿌리고 나무 심어 사막을 숲으로 바꾼다는 게 단 시일 내에 가능할지 의문이다. 대책이 마땅치 않다면 예보라도 정확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 못하면 공기정화기니 마스크를 만드는 업체는 당국의 예보보다는 용하다는 점술가를 찾아나서야 할지 모를 일이다.

(한삼희 논설위원 shh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