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비리 수사를 맡고 있는 김진흥(金鎭興) 특별검사의 표정은 몹시 어두웠다.

이날 오전 수사기간 연장방침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실로 직접 내려온 김 특검은 그동안의 수사상황을 정리한 메모를 읽어 내려갔다. 이러저러한 새로운 단서가 드러나 수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식의 발표를 기대했던 기자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밝힌 중간수사 결과, 대부분이 수사대상이 됐던 여러 의혹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쪽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별수사에 일가견이 있는 검사들은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는 것이 새로운 것을 밝혀 내는 것보다 몇 곱절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 말에 비춰볼 때 김 특검이 이날 알맹이 없는 중간 발표를 하는 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기대에 못 미친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향후 수사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놓고도 그는 “계좌추적 및 관련자 소환조사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부득이 연장한다”고만 했을 뿐 앞으로 무엇을 기대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었다.

그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한 법조계 인사는 “특검팀만 비난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구체적인 근거없이 의혹만 제기한 후 특검법을 밀어붙인 뒤 입증 책임을 모조리 떠넘기는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번 특검팀이 ‘구인난’을 겪기도 했지만, 특검팀 인선에 수사 능력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만약 수사기간 연장 후에도 별 소득이 없다면 이번 특검은 ‘특별검사제’ 자체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