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아침 민주당 상임중앙위원회에 참석한 조순형 대표는 잔뜩 화난 표정이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내 나이 69세로, 내년이면 70이다. 어제 새벽 6시30분부터 전주에 내려가 식사도 못하고 일정을 수행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소장파 의원 20명이 뭘 발표했다는데, 기자들이 그 얘기만 물었다. 대표로서 너무나 서글펐다. 가세가 기울어 나이든 아버지가 돈을 벌러 나가려는데 장성한 아들이 돈벌이가 안된다고 투정부리는 격이다.”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이 강운태 사무총장, 유용태 원내대표 등의 교체를 요구하며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어, 소장파 의원들까지 가세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조 대표는 이어 “더 이상은 안되겠다”며 “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즉각 대표직을 사임하겠다”고 7가지 당 수습방안을 발표했는데, 추 위원과 소장파 의원들이 요구한 ▲공천혁명 ▲강 총장, 유 원내대표 사퇴 ▲조순형 추미애 공동위원장 체제 등을 거의 거부한 내용이었다.

조 대표가 회의장을 떠난 후 열린 중앙상임위도 그동안 추 의원이 반대해온 한화갑 전대표 무안·신안 복귀와 김경재 의원의 서울 강북을 공천 등을 발표하는 등 추 위원과 대립각을 분명히 세웠다.

한 핵심 당직자는 사석에서 “추 의원이 일만 있으면 문을 박차고 나가는데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당무복귀를 설득하겠지만 탈당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 위원이 당에는 계속 안나올지 모르지만 탈당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이날 관훈토론에서 “당이 깨지고 그럴 상황은 아니다”고 했지만, 자칫 일부가 탈당하거나 다시 분당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민주당에 돌고 있다.

시댁이 있는 정읍에 내려간 것으로 알려진 추 위원은 이날 종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추 위원측은 “조 대표가 왜 당 쇄신을 바라는 지지자들의 요구에 반하는 쪽으로 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탈당에 대해서는 추 위원이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3일 소장파 성명에 참여한 설훈 의원은 “지지율이 한자리 수까지 하락하면 사무총장 교체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조 대표가 거꾸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25일 중앙위원회 전에 의원들과 다시 만나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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