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TV뉴스를 지켜보던 민주당의 한 부대변인 입에선 “검찰이 정치하는군”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화면엔 ‘한나라당 입당의원들 이적료 2억원씩 받아’라는 자막이 나오고 있었다.
그는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으로 당적 바꾼 의원들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저 돈의 성격을 이적료라고 부르는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고 했다. 당적을 바꿔 지구당 조직정비를 새로 해야 하는 의원들에게 더 지원한 상황인 것 같은데 ‘이적료’라는 의미를 부여한 데 대해 꼬집는 말이었다. 그는 정치검찰을 비판하는 논평을 준비하려다 “또 한나라·민주당 공조라는 오해를 받을라”라면서 취소했다.
당사자인 한나라당은 “검찰이 수사 결과를 묘하게 포장해서 인민재판을 한다”며 격분하는 분위기다. 200개가 넘는 지구당에 대한 중앙당 지원금에 따로 꼬리표가 붙어 있는 것도 아닌데, 검찰이 당적 바꾼 의원들 부분만 별도로 떼어낸 것 자체가 ‘정치적’이란 불만이다. 검찰은 불법자금의 흐름만 수사해서 ‘어느 어느 의원이 얼마씩 받았다’고 밝히면 되는 것이지,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꾼 11명이 얼마씩 받았다’고 특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돈이 전액 현금으로 지급된 만큼, 당사자들이 불법인 줄 알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검찰관계자는 밝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지원금이 전액 현금이었다’는 사실만 밝히면 되는 것이지 ‘그러므로 당사자들이 불법인줄 알았을 것’이라는 해석을 왜 붙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불법자금 흐름을 열심히 수사하고, 확인된 사실만 발표하면 된다. 검찰이 정치적 의미까지 끄집어 내어 ‘친절히’ 설명하려 하면, 검찰 수사 자체가 불신받는 상황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김창균·정치부 차장대우 ck-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