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8일 저녁 레바논을 상대로 2006 독일 월드컵을 향한 첫 단추를 뀄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본선에 오른다면 한국은 6회 연속 본선 진출이란 기록을 쌓는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까지 올랐던 한국이지만, 역대 월드컵 도전사는 그야말로 험난한 가시밭길이었다.

1954년 월드컵 극동지역 예선전 일본과의 경기. 당시 한국이 5대1로 이겼다.

한국은 일본과의 양자대결로 아시아대표를 갈랐던 54년 예선에서 1승1무를 기록하며 처음 본선에 올랐다. 당시 경기는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 팀의 입국을 불허해 두 경기 모두 일본에서 치러졌다. 한국선수들이 ‘패하면 현해탄에 몸을 던진다’는 각서를 쓰고 바다를 건넌 일은 지금껏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한국은 6·25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58년엔 서류미비라는 황당한 이유로 예선에 나가지 못했고, 62년에는 아시아지역예선을 통과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유럽 강호 유고에 2연패를 당해 다시 본선의 꿈을 접어야 했다.

66년에는 예선 출전 신청을 했다가 당시 막강전력을 과시하던 북한을 피하기 위해 이를 철회하는 바람에 벌금을 문 일도 있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북한은 그해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1대0으로 격파하는 대파란을 일으키며 8강에 진출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한국 응원단 붉은악마가 2002 월드컵 본선 이탈리아전에서 내건 ‘Again 1966’이란 구호도 이때의 이변을 의미했던 것이다.

70~82년 월드컵까지 4회 연속 아시아예선 탈락을 반복하던 한국은 86년 멕시코월드컵 때 1·2차와 최종예선을 통과해 실로 32년 만에 다시 본무대를 밟았다. 이후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출전한 2002년 월드컵까지 5회 연속출전의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94년 미국 월드컵을 앞두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이라크가 일본전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넣어 골득실차로 한국이 본선에 올랐던 극적인 승부는 한국에선 ‘도하의 기적’으로, 일본에선 ‘도하의 비극’으로 불리며 아시아예선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