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시민광장조성 기본계획 연구(서울시정개발 연구원 2003년12월 발간)

내년 4월까지 광장과 횡단보도 등이 만들어질 광화문과 숭례문, 그리고 시청 앞의 교통 체계는 어떻게 바뀔까? 대한민국의 중심도로이지만 이순신 장군 동상 외에는 이렇다 할 기념물이 없었던 세종로에 장군 동상은 물론, 지금과 같은 소규모의 중앙녹지대조차 철거되면 살풍경한 것은 아닐까?
서울시가 16일 시청 앞에 4400여평 규모의 잔디광장을 오는 4월까지, 광화문과 숭례문(남대문)에는 각각 1800평, 1700여평의 광장을 내년 4월까지 만들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 지역의 교통 체계나 거리 풍경의 변화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히 차로가 줄어드는 광화문 광장과는 달리, 시청앞 광장이나 숭례문 광장은 일부 차로가 광장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교통 체계 변화=교통 체계 변화는 시 단독으로 처리하지 못한다. 서울시 안(案)이 서울경찰청에 설치된 규제심의위를 통과해야만 한다. 만약 규제심의위가 수정이나 보완을 요구하면 시는 기본적으로 이를 따라야 한다.

현재 시청앞 광장 조성과 관련한 시 교통 체계안은 서울경찰청에 제출된 상태이며, 광화문·숭례문 광장과 관련해서는 작년 말 “이런 사업을 벌일 것이다”라는 사업 계획을 통보하는 정도의 ‘사전 협의’를 서울경찰청과 마친 상태다. 시청앞 광장 건은 서울경찰청에서 규제심의위를 열 계획이지만(날짜 미정), 광화문과 숭례문 교통 체계 개편안은 교통 조사 및 분석, 횡단보도와 신호등 체계 등에 대한 설계도 등을 시가 오는 5월쯤 마련해 서울경찰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시는 “서울경찰청에 제출한 시청앞 광장 교통 체계 개편안은 경찰과의 협의가 끝날 때까지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가 작년 12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에 발주해 발간된 ‘시민 광장조성 기본계획 연구’를 참고하면, 시의 개편안을 유추할 수는 있다. 당시 시정연은 시청앞 광장 교통 체계 개편과 관련해 모두 4가지의 대안을 제시했는데, 〈그림 1〉은 그중 ‘최종안’으로 제시된 개편안이다.

이에 따르면 소공로?시청 앞 분수대?태평로로 진입하던 기존 방식에서 소공로?무교동길 진입?시청 뒷길?태평로로 가게 된다. 반대 진행 방향은 태평로?프라자호텔길로 좌회전?소공로로 진입하게 된다.

역시 ‘시민광장 조성 기본계획 연구’에 따르면, 숭례문 광장 조성에 따라 숭례문 사진 촬영을 위해 마련했던 ‘포토 아일랜드’ 쪽의 도로, 즉 남대문로와 소월길이 만나는 도로는 광장에 편입된다. 때문에 이 길을 통해 시청 방향이나 소월길로 진입하던 차량들은 숭례문 서쪽 도로로 우회해 도심이나 소월길로 진입하게 된다.〈그림 2〉

광화문 광장 조성에 따르는 진행 방향 개편은 없다. ‘시민광장 조성 기본계획 연구’에는 도로 폭이 왕복 12차로에서 9차로 등으로 줄어들 뿐이며 횡단보도가 곳곳에 설치되는 것으로 표현돼 있다.〈그림 3〉

◆변화한 도심 풍경에 대한 비판=건축 전문가들은 도심 광장 조성에 대부분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아쉬움도 표했다. 왕복 16개 차로에서 14개 차로로 줄어드는 광화문~세종로는 차로를 좀 더 줄이고 보행로를 넓혀 시민들에게 문화녹지 공간으로 돌려주어야 한다는 게 대세였다.

건축가 김원씨는 “도시는 무엇으로 어떻게 기억되는가가 무척 중요하다”며 “30여년이 넘도록 세종로에 자리했던 이순신장군 동상과 세종로 중앙녹지대에 자리한 은행나무를 그렇게 쉽게 이전·철거하겠다는 발상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을 하나(인물동성·人物同性)로 보았다”며 “세종로 중앙녹지대에 그토록 오랫동안 자리했던 나무를 우리 편의에 맞춰 뽑아낸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포악함을 다시 드러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차로를 줄이고 세종로 중앙녹지대를 확장할 것을 권했다.

건축가 승효상씨는 “수도 이전에 따라 세종로에 자리한 정부청사가 민간에 매각된다면 세종로에 설사 공원 몇 개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이 지역은 대한민국 문화의 중심이 아니라 상업지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광화문~숭례문을 잇는 지역에 대한 청사진을 빨리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