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의 수능강좌와 학교의 방과후 보충학습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교육부의 사교육 대책은 국가가 싼 값에 과외상품을 제공해서라도 사교육 열풍을 가라앉혀 보겠다는 뜻이다.
나름대로 고심한 대목이 엿보이긴 하지만 부딪히게 될 문제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교육방송의 강의 내용에서 수능 문제를 출제한다면 ‘TV과외’의 시청률을 높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TV과외를 분석해서 가르치는 신종 과외공부가 등장할 게 뻔하고, TV를 통해 다양한 수준별 강의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수험생이 TV나 인터넷 강의를 장시간 집중해서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화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좁은 화면 속에서 지문 분석 등의 심층강의가 가능할 것인지 등의 기술적인 문제점도 답이 쉽지만은 않다. 본질적인 의문은 TV과외나 보충학습이 공교육을 일으켜 세우는 대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더욱이 우리 교육개혁의 근본 목표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개혁의 기본은 어떻게 하면 학생을 민주적 시민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키워내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데 있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이제부터는 정부 내에서 교육개혁의 기본방향에 대한 토론을 불러일으키고 토론의 중심에 서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학원을 때려잡으면 공교육이 정상화된다고 믿는 근시안의 교육행정가들과 우등생과 낙제생을 억지로 한자리에 앉혀 놓으면 평등이 실현된다고 믿는 오도된 이념주의자들의 눈을 뜨게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교육개혁의 첫걸음이고 교육개혁의 걸림돌을 들어내는 작업이며, 교육의 소비자인 국민에게 교육을 돌려주는 최종 목표에 다가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