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까지 조성될 숭례문 시민광장과 광화문 일대 횡단보도 조감도. 고립돼 있던 숭예문이 접근이 가능해진다. 서울시 제공

우리나라의 심장부인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의 거리는 2.3㎞이다. 그러나 횡단보도는 전무해 목적지가 눈앞이어도 찾아가기 어렵다. 덕수궁 앞에서 명동을 가려면 미로와 같은 지하보도를 몇 개 들락날락해야 한다. 차로는 널찍한 반면 시민들은 좁은 보도를 힘들게 걸어야 하고, 마땅하게 쉴 곳도 없다.

서울시는 16일 ‘국가 상징가로’인 세종로와 태평로 일대를 내년 4월까지 보행자가 중심이 되는 거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대학로 일대가 ‘차 없는 거리’로 조성되는 등 서울 도심의 보행환경이 살아난다.

◆ 광화문~서울역 보행자 중심 거리로

서울시는 광화문~시청앞~숭례문~서울역 구간을 ‘보행 벨트’로 만들어 남대문시장, 북창동, 다동, 무교동, 세종문화회관, 서울역사박물관 등을 묶는 역사·문화관광 기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세종로, 태평로의 차로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양쪽의 보도를 넓힌다. 2개 차로가 줄어드는 세종로 양쪽의 보도는 최고 20m까지 폭이 넓어지게 된다. 태평로, 남대문로도 1~2개 차로가 축소된다.

특히 광화문~숭례문 구간에는 동서방향을 가로지를 수 있는 횡단보도 8곳이 새로 생긴다. 정부중앙청사 앞, 교보빌딩 앞, 광화문빌딩 앞, 서울시의회 앞 등이 대상이다. 또 남북 방향의 횡단보도도 생겨 지하보도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해소된다. 그러나 차로를 축소함으로써 교통혼잡이 가중돼 도심 전체의 교통난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경찰청의 협의과정이 주목되고 있다. 서울시는 2000년에도 세종로 중앙분리대 옆 4개 차로를 폐지하고 녹지광장을 만드는 내용의 사업을 추진했으나 경찰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광화문·시청앞·숭례문에 시민광장

서울시는 이 일대 3곳에 시민광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도로 한가운데에 섬처럼 격리됐던 숭례문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 일대는 현재 5개 도로가 얽혀 있고, 지하보도는 10개가 넘지만 횡단보도는 하나도 없다. 서울시는 검토 결과 현재의 교통운영체계를 유지하는 대신 남대문로를 왕복 10차로에서 8차로로 축소키로 했다. 또 숭례문을 포함하는 1700평 규모의 광장을 만들고 횡단보도를 만들어 연결시키기로 했다.

또 광화문에는 현재 광화문 앞쪽으로 나 있는 좁은 보도를 폭 30m 정도로 넓혀 1800평의 광장을 만든다. 이에 따라 광화문 앞 도로가 왕복 11~12차로에서 8~9차로로 줄어들게 된다. 한편 올 4월 말 조성을 끝낼 계획인 서울시청 앞 광장(4400평)은 당초 작년에 공모를 통해 바닥에 2300개의 액정(LCD) 모니터, 음악분수 등을 설치하는 방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모니터 기증 및 유지관리상의 기술적인 문제를 들어 당선작을 보류하고 잔디광장으로 변경했다.

◆대학로도 주말에 차량 통제

종로구는 혜화동 로터리~이화동 사거리 1㎞ 구간 양쪽 13만6000여평 부지에 대해 다음달 서울시에 문화지구 지정을 공식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마로니에 공원 주변 골목길〈지도〉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종로구는 대학로 양쪽 보행로에 대형 조각 작품 25점을 설치하고, 보행로를 새롭게 포장하는 ‘걷고 싶은 거리’ 조성 공사를 오는 5월까지 끝마치기로 했다. 또 마로니에 공원 주변을 ‘차 없는 거리’로 새단장하는 공사는 오는 10월 착수해 내년 6월 완공할 계획이다. ‘차 없는 거리’는 문예회관 대극장과 학전 소극장 등으로 통하는 길이 1150m(폭 6~8m)의 골목길로, 이곳에는 각종 조각과 휴식·공연 공간 등이 들어서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가꿔진다. 종로구는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의 차량 진입을 통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