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촉발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자금 논란이 검찰의 경선자금 수사 착수로까지 이어지면서 당시 경선자금 규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2년 3월 10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7명의 주자들이 울산대회에서 투표 직전 한광옥 대표, 김영배 선관위장과 함게 수손을 들며 선거인단에 인사하고 있다. 노무현(좌측), 정동영(좌에서 두번째) 후보, 한화갑 후보(우측)

당시 경선에 출마했던 7명의 주자(김중권·노무현·정동영·김근태·이인제·한화갑·유종근, 기호순) 중 누구도 자신의 경선자금 전체 규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않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부분적인 증언들을 종합해 보면 전체 규모에 대한 어림짐작은 해볼 수 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경우 2002년 3월 9일 첫 제주 경선이 있기 6일 전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까지 기탁금 2억5000만원을 포함해 3억3000만원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비용만 8000만원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후보 진영의 한 관계자는 “당시 정 의장은 제주도 마라도 끝까지 가서 선거인단을 만날 정도로 제주에 승부를 걸었다. 당시 정동영 캠프 관계자로부터 제주에서만 1억5000만원을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한다.

한화갑 전 대표는 SK로부터 받은 자금만 4억원이었고, 제주·울산·광주·대전 등 네 곳의 경선을 마친 후 사퇴했는데 “완전히 빈털터리였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한 지역당 최소한 1억원 이상이 들었다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울산·강원·인천 등 어느 주자도 우세를 점칠 수 없었던 중립지역에선 특히 경쟁이 치열했고 일부 매표 행위가 이뤄졌다는 증언들이 있었다. 특히 울산에선 “한 주자가 선거인단 1인당 30만원씩을 주고 막판 뒤집기를 했다” 등의 논란이 있었다. 자금력을 갖춘 3∼4명의 후보의 경우 일부 전략지역에선 2억원, 3억원씩 베팅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민주당은 16개 시도 경선을 완주한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해 “각각 20억원씩을 썼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16개 시도별로 못해도 평균 1억원 이상씩, 그리고 2억5000만원 기탁금을 포함하면 이것도 최소한의 비용이라는 것이다.

2000년 최고위원 경선과 비교해 봐도 비슷한 추산이 나온다. 2000년 경선에서 6위를 했던 김근태 의원은 당시 5억4000만원을 썼다고 양심고백을 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비교적 적은 돈으로 경선을 치른 경우이고 상위권을 한 유력주자들은 최소 10억원 이상 썼다는 것이 정설이다. 2000년 경선은 1만3000명 대의원을 상대로 하루에 치러진 경선인 반면, 2002년 대선후보 경선은 7만명의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50일 동안 16개 시도를 돌며 치러졌다. 기탁금도 2000년 5000만원, 2002년은 2억5000만원이었고, 2000년은 15명 후보 중 7명을 선출하는 당내 지도부 경선이었고, 2002년은 7명 후보 중 1등만 의미있는 대선후보 경선이었다. 그 치열함에서 비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2000년 경선에 비해 2002년 경선비용은 최소한 두 배 이상 들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