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대 본청 1층에 설치된 육군 명예의 전당

“진정한 육군의 영웅은 이름없이 빛도 없이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적과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선배군인들입니다.”

육군본부 전사 연구실의 한 중령은 전사자 명단이 빽빽하게 적힌 벽을 바라보면서 설명했다. 계룡대 본청 1층 십자형 복도 벽면에 마련된 이 ‘명예의 전당’은 1946년 1월 15일 육군 창군 이후 6·25전쟁과 월남전 그리고 각종 대침투작전에서 적과 교전중 사망한 육군 전사자들의 이름을 빠짐없이 모아놓았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현역 군인들이 근무하는 장소에 전사자들의 명단을 걸어놓음으로써 선배군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항상 기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사자 이름만 모아놓은 것이 아니고, 중간중간에 역사적인 중요 전투장면은 부조(浮彫)로 조각을 해 놓아 이해를 도왔다. 3사단이 50년 10월 1일 3·8선을 최초로 돌파하는 장면을 비롯해서, 백선엽장군의 평양입성전투장면 등으로 구성됐다. 춘천지구 전투에서 돌진하는 북한의 T34탱크를 부수기 위해 심일소령(당시 27세)이 박격포탄의 뇌관을 제거하고 맨몸으로 박격포탄과 함께 탱크의 궤도바퀴에 돌진해서 장렬하게 산화하는 장면도 눈에 띈다.

대한민국 육군 장병이 전투중 숨진 숫자는 모두19만6429명이다. 이중 가장 많은 전사자는 물론 6·25전쟁때 발생한 15만7469명이다. 두번째로 많은 것은 의외로 1·21공비와의 전투나 96년 강릉지역 침투 무장공비와의 전투 등 대침투작전 수행중 사망한 전사자이다. 무려 4052명이나 되는 육군이 휴전이후 한국으로 침투한 적과 싸우다가 사망했다. 월남전 전사자는 3477명이다.

우리나라 육군중에서 전사자가 가장 많은 부대는 8사단이 꼽힌다. 8사단은 무려 138회의 크고 작은 전투를 벌여 적 2만7500명을 사살하고 7943명을 생포했다. 그렇지만 8사단 전사자도 무려 1만 9649명이나 된다. 아무리 피해를 입어도 다시 일어서는 8사단은 그래서 오뚜기부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 뒤로는 6사단 전사자가 1만7200여명, 7사단 1만5200여명이다.

육군은 앞으로 전사자 명단이 추가로 확인되거나 전투로 인한 전사자가 발생할 경우 명예의 전당에 올려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31일 개관된 이 명예의 전당은 설치하는데 7억원이 들어갔다.

육군본부는 외부 인사의 방문이나 장병전입, 모범장병 안보현장 견학코스 등으로 명예의 전당을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