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중인 소설가 이문열씨가 보름 남짓 공천 심사를 한 후 “절망적”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씨는 28일 언론사 여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을 향해 이렇게 서서히 가라앉느니, 차라리 장렬하게 자폭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실정치에 들어와 느끼는 한계와 안타까움을 원색적 용어를 동원해 쏟아냈다. 그는 지금까지의 공천 심사 결과에 대해서는 “싹수가 노랗다”고 했다. 그는 “한 지역은 아주 우수한 신인이 신청했지만 현역의원에 대한 내부적 고려 때문에 신인을 다른 지역으로 돌리기도 했다”며 “외부 심사위원들이 당내 인사들에게 설득만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공천 심사 심사 과정의 어려움으로 의원들은 동료 의원들과의 온정주의를, 외부인사들은 후보자에 대한 정보부족과 현역의원들에게 설득당하는 문제를 꼽았다. 그는 “한나라당의 복잡한 정체성으로 인해 특정인물이 개혁 공천에 부담이 되는 동시에 그런 사람이 빠지면 타당과의 전선이 불투명해지는 딜레마가 생긴다”고 했다.
5·6공세력 물갈이와 관련, “그 시대에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했던 짐이 있다고 본다”며 막무가내식 물갈이에 반대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한나라당에 들어올 때 마음속으로 이 선 이상은 물갈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상황은 그 선을 넘겨 수용된 것이 사실”이며 “막상 와서 보니 마음먹은 대로 관철되지 않더라”고 털어 놓았다.
이씨는 한나라당의 이번 총선 결과를 매우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솔직히 100석도 어려울 것 같다”며 “만약 85석 정도로 1당을 차지한다면 얼마 못가 자민련 꼴이 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씨는 “공천과정에서 생기는 잡음에 지도부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봉합하는데 급급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과감한 개혁공천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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