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부장 안대희·安大熙)는 28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의원과 열린우리당 이상수(李相洙) 의원을 구속수감했다. 서 의원의 구속영장에 따르면 서 의원은 “계보 조직관리하는 데 돈이 많이 든다. 한화측이 좀 지원해줬으면 한다”며 한화그룹측에 돈을 요구, 김승연(金升淵)씨를 만나 채권 10억원어치를 받은 혐의다. 이 의원은 한화·금호 등에 대선자금을 요구, 32억6000만원의 불법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다.
이 의원은 구속집행 과정에서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고 모든 법적 책임을 달게 받겠다. 이번 수사가 정치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고, 서 의원은 “패장이 가는 길이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롯데그룹으로부터 10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선 기획단장이었던 신경식(辛卿植)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신 의원이 이 돈을 당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의원은 지난 2002년 12월 초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롯데쇼핑 신동인 사장으로부터 현금 5억원이 든 이민용 가방 두 개를 승용차에 옮겨 싣는 방식으로 10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이 돈이 롯데건설이 조성한 100억원대 비자금 중 일부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 돈을 한나라당에 입금하지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유용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롯데건설 외에 다른 계열사를 통해서도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이 자금이 여야 대선 캠프로 유입됐는지 수사 중이다. 검찰은 “롯데 수사는 신 의원 조사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롯데 비자금을 수수한 다른 정치인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수사대상인 10대 그룹 외에 동부그룹도 불법 대선자금을 정치권에 제공한 정황을 포착, 회사 관계자를 최근 소환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29일에는 대선을 앞두고 여러 기업에서 수억원대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박상규(朴尙奎) 의원과 금호그룹에서 1억원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박병윤(朴炳潤) 의원을 각각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들이 받은 돈이 청탁성 자금인지, 이 돈을 당에 전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썼는지 여부도 캐고 있다. 검찰은 전날 구속수감된 열린우리당 이재정(李在禎) 전 의원이 한화뿐 아니라 대아건설에도 대선자금을 요청, 이 회사가 3억원을 내는 데 관여한 혐의가 있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