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행 티켓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제8회 LG배 준결승 이창호(29) 대 원성진(19), 목진석(24) 대 조한승(22) 전이 다음 주로 다가왔다.
3일 제주도 롯데호텔서 벌어질 이번 4강전은 올해 세계 바둑계의 판도를 엿볼 수 있는 신년 벽두의 첫 대형 이벤트란 점에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네 기사의 ‘신년 운세’를 점쳐본다.
▨이창호 VS 원성진
이창호 九단은 이번 대회서도 여전히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기사. 지난 해 도요다·덴소 배와 춘란배 등 국제 대회 2관왕에다 국내 타이틀 5관왕에 오르는 등 페이스가 여전하다.
게다가 지난 연말 펼쳐진 제5회 춘란배서도 한국 선수론 유일하게 8강에 올랐고, 연초 국수전 도전 1국서도 최철한을 잠재우는 등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원성진 五단에게도 2003년은 화려한 한 해였다. 연초에 열렸던 제7회 LG배서 4강에, 8회 삼성화재배에선 16강에 진출했다.
또 단체전인 농심배에도 국가 대표로 출전, 파죽의 3연승으로 한국의 초반 열세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킨 뒤 다음 판을 기다리고 있다. 승률 5위, 다승 6위의 성적표도 최 우등생으로 부족함이 없다.
원성진으로선 특히 벼르고 별러 온 한 판. 그는 지난 해에도 이 대회 4강에 진출, 똑같은 장소(제주도)에서 똑같은 상대(이창호)와 맞싸웠었다. 이창호를 상대로 한 그 단 한 번의 공식전서 패함으로써 원성진은 사상 첫 국제 대회 결승 진출이란 꿈을 놓쳤었다.
이창호는 이창호대로 지난 해 이세돌에게 빌려 주었던(?) LG배를 반드시 되찾겠다는 각오. 일단 이창호 우세론이 앞서지만, 원성진이 지난 연말 천원전 결승서 라이벌 최철한에게 패한 아쉬움에서 탈출할 경우 알 수 없는 승부가 되리란 중론이다.
▨목진석VS조한승
둘 모두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청년 스타. 어느 쪽이건 승자는 출세길로, 패자는 침체의 나락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 만큼 중요한 길목인데다 전력 또한 팽팽하다는 뜻이다. 준결승까지 조한승 七단은 샤샤와 이세돌을, 목진석 七단은 하네(羽根直樹) 조훈현 왕레이(王磊)를 디딤돌 삼았다.
지난 해 목진석의 국내 성적은 38승 12패. 승률 부문 3위(76.0%), 연승 부문 2위(15연승)에 해당한다. 중국 리그서 물경 12승 1패, 드림리그에선 5전 전승이란 쾌조의 진군을 거듭했다.
반면 조한승은 지난 해에 이어 LG배 연속 4강 등정이다. 국내에선 국수전과 LG정유배서 연속 도전 무대에 섰으며 악세사리(?)로 신예 10걸전도 꿰찼다.
작년 LG배 준결서 패배를 안겨주었던 이세돌을 8강전서 꺾으면서 조한승의 사기는 한껏 올라있다. 대조적으로 목진석은 96년 원년 대회를 포함 LG배 ‘단골’로 뽑혔음에도 이번 4강이 최고 성적. LG배에서의 엇갈린 전통이 이번엔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둘은 99년 이후 총 5번 맞대결, 엎치락 뒤치락한 끝에 현재는 목진석이 3승 2패로 앞서 있다. 동료 프로들 조차 섣뿌른 예상을 삼가는 분위기여서 계가가 끝나야만 ‘생존자’가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