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제기한 주주대표소송 2심 판결에서 진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과 최도석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CFO) 사장,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 등 5명의 전·현직 이사들이 200여억원을 삼성전자에 배상했다.
주주대표소송이란 이사들이 경영 실책이나 위법 행위로 회사가 손해를 입었을 때 주주들이 회사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며, 배상금 역시 회사에 납부하게 된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지난 17일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의 항소심 원고 승소 판결에 따라 이 회장과 최 사장, 진 전 사장 등 5명의 전·현직 이사들은 작년 12월부터 이달 초에 걸쳐 200억원 가량을 삼성전자에 배상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주주대표소송으로 100억원대의 배상금을 임원들이 문 것은 처음이다. 특히 최근 진행 중인 각종 정치자금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시민단체 등이 나서 정치권에 비자금을 제공한 기업의 임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참여연대는 지난 98년, “이건희 회장이 회사 돈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정치 비자금을 제공하고, 삼성전자 등기이사들이 94년 당시 보유 중이던 삼성종합화학 주식을 계열사에 헐값으로 팔면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주주대표소송을 냈다.
법원은 1심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75억원, 전·현직 임원들과 나머지 임원들에게 900여억원의 손해배상을 판결했으며, 지난해 11월 서울 고등법원 2심에서도 이건희 회장은 70억원, 전·현직 임원 5명은 120억원을 연대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삼성전자측은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황이지만,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배상금액의 이자가 계속 불어나기 때문에 미리 납부한 것일 뿐 재판결과에 승복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