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랑 18세'에서 '최연소 엘리트 검사'역을 맡은 이동건(오른쪽)과 여주인공 한지혜.

‘28세의 엘리트 검사’는 당당했다. 19일부터 시작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낭랑 18세’의 주인공 이동건. 드라마 제목 ‘낭랑(朗朗)’처럼 그는 맑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전에는 연기에 대한 애착도 적었고, 가수활동을 위한 홍보라는 생각도 했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작년 한 해 세 작품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정체성도 자리잡는 것 같아요. 더구나 주인공으로 올해 첫 드라마를 시작한다는 게 스스로도 뿌듯하고요.”

미니시리즈 ‘낭랑 18세’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날라리 여고생과 엘리트 검사의 명랑하고 발칙한 결혼이야기”다.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네 살 많은 역을 연기하는 그는 “검사로서는 냉철하지만,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멍해지는 보수적인 남자”로 ‘28세의 엘리트검사’ 캐릭터를 분석했다.

이 드라마의 설정 중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주인공 두 사람의 집안. 안동 권씨 종가의 종손으로 나오는 그는 파평 윤씨 집안의 손녀 역으로 나오는 여주인공 한지혜와 ‘집안이 정한 결혼’을 하게 된다. 옆에서 연출을 맡은 김명욱 PD가 “양복만큼이나 한복과 두루마기가 어울리는 남자”라고 치켜세운다.

지난 98년 열여덟 어린 나이로 가수 데뷔했던 그는, 사실 ‘가수 이동건’을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연기자로서의 삶을 지속해왔다. 이동건의 이름을 젊은 시청자에게 새겨넣은 것은 송창의 PD의 시트콤 ‘세친구’였지만, 2002년의 ‘네 멋대로 해라’, 지난해 ‘죽도록 사랑해’를 거쳐오면서 그의 이름은 다양한 세대의 시청자들과 교감하고 있다. 유들유들하고 뻔뻔한 성격과 진실하고 고독한 캐릭터를 왕복하면서 스스로의 연기폭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역할은 연기 생활 4년여 만에 처음 따낸 미니시리즈 주인공이다.

“사실 저는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내 성격과 맞지 않는 역이 많아 힘들었지만, 이제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해야 ‘유들유들’하게 보일지는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성격도 전보다 많이 밝아진 것 같고요.”

그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간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면서 “그게 연기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어른스런 답변을 내놓았다. 이날 아침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꼬박 6시간 동안 촬영을 했다는 ‘28세 엘리트 검사’는 초췌했지만, 여전히 맑고 또랑또랑한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