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목포시 유달산 동쪽 자락에 있는 성모재가노인복지원 1층 식당. 20여명의 주부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어린 남학생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인근 청호중학교 2학년 김윤석(14)군.

방학 중인 김군은 오전 9시에 복지원에 나와 음식 준비, 음식 도시락통에 넣기, 독거노인 방문 배달, 설거지 등을 한 뒤 오후 3시쯤 떠났다. 복지사 양희양(33)씨는 “김군이 학교에 제출할 봉사시간은 20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방학 때마다 최소한 120시간 이상씩 400시간 이상 봉사해 왔다”고 했다.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 봉사 숙제를 위해 복지원을 찾아 도시락 배달을 도왔는데 할머니들이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고요. 그 뒤론 안 오면 허전해서 방학 때마다 매일 나와요.”

김군은 “부모님은 공부가 부족하지 않으냐고 걱정하시지만, 제 꿈이 물리치료사나 사회복지사가 돼 노인들을 돌보는 것이기 때문에 봉사활동 자체가 공부”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박치덕(67·지역신문 배달)씨는 매일, 목포지방철도청 연료관리원 장재호(53)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10년 동안 도시락 배달과 목욕봉사, 보일러 수리 등 힘든 일을 해 왔다. 박씨는 “지난 10년간 도시락 배달을 나갔다가 10여 차례나 돌아가신 분들을 발견, 가족이 없을 경우 복지원에서 장례도 치러 드렸다”고 했다. 장씨는 “맛에 끌려 단골집을 찾듯이 봉사도 한번 맛을 들이면 그 보람을 못 잊어 오래 하게 된다”고 했다.

성모재가복지원에는 이들 이외에 박종숙(68) 최연호(67) 박복순(66) 할머니와 박미연(53) 노부덕(50) 주부 등 자원봉사자 150여명과 수녀 3명, 직원 10여명이 인근의 독거노인 200여명을 돌보고 있다. 지난 94년 설립된 복지원은 최근에는 도시락 배달(매일 100여개) 치매노인들의 그룹홈 ‘천사의 집’ 운영(10여명) 주간 및 단기 보호(20여명) 경로식당 운영(30여명) 등 독거노인들을 돕는 사업을 하고 있다.

원장인 이 루치아 수녀는 “대개는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독거노인들의 건강상태를 살펴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천사의 집’으로 모시고 온다”면서 “돌봐줄 이웃들은 늘어나는데 후원금은 오히려 줄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