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방부제로 쓰이는 포르말린 용액을 한강에 흘려보낸 혐의로 미군 군속 맥팔랜드씨가 국내 법원에 의해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미군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한 한국법원의 재판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항소도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항소를 포기하면 판결 7일 후엔 선고내용이 자동확정된다. 그 이후 법원은 맥팔랜드씨의 신병을 넘겨달라는 구금인도 요청을 하게 될 것이고, 이에 미군이 불응하면 한국 사법부와 미군 당국이 맞서는 상황으로 번져가게 될 것이다.
주한미군의 사고나 범죄, 특히 그 사법적 처리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 양국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한·미 동맹관계에까지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에서 충분히 겪은 바 있다. 체포조를 구성하겠다거나 공개수배 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서고 있는 일부 시민단체의 움직임은 자칫하면 이 사건이 여중생 사망사건의 재판(再版)이 될지 모른다고 우려하게 만들고 있다.
양국 관련 당국은 무엇보다 이 사건이 감정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수습해야 한다. 맥팔랜드씨 사건은 검찰이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던 사안이다. 애당초 미군 당국이 맥팔랜드씨를 재판에 출석시키는 등 한국법원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였더라면 정식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군측은 맥팔랜드씨가 벌금을 내려 했었는데도 정식재판에 회부됐다는 점을 섭섭하게 여긴다고 한다. 그러나 미군측은 자신들이 항소심에 응해 맥팔랜드씨의 행위가 우리 국민에게 현실적으로 큰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는 점과 자체 징계를 거쳤다는 점 등을 성실히 변호한다면 법원도 이를 충분히 참작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 사건의 현명한 조율과 함께 양국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해석상 차이로 불필요한 갈등이 빚어지지 않게끔 불명확한 부분들을 해소하는 작업에도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