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부장 안대희·安大熙)는 5일 박연차(朴淵次·사진) 태광실업 회장이 재작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과 노무현(盧武鉉) 후보 캠프에 각각 10억원과 수억원 가량의 대선자금을 제공한 단서를 잡고 박 회장을 이르면 금주 중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위해 작년 말 박 회장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나라당 재정위원이었던 박 회장이 한나라당에 제공한 대선자금의 합법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문효남(文孝男) 수사기획관은 “당원이라면 액수에 제한 없이 당비를 낼 수 있지만, 당원이 아니라면 정치자금 제공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노 캠프에는 어떤 자격으로 돈을 냈고 그 돈을 영수증 처리했는지 여부와, 양측에 제공한 자금의 출처가 회사 비자금인지 아니면 개인 돈인지 여부 등도 함께 캐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낸 돈이 불법자금으로 밝혀지면 박 회장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남 김해의 신발 생산업체인 태광실업 소유주인 박 회장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셋째 딸이 청와대 국정상황실 직원(8급)으로 채용됐고, 지난 2002년 4월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의 경남 거제시 구조라리 땅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노 대통령과의 친분설이 돌았다.
박 회장은 또 과거 민정당 중앙위원을 지내는 등 구여권 인사들과도 교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5월 박 회장의 딸 결혼식에는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의원과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김혁규 당시 경남지사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은 이날 대선 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김영일 의원을 소환, 불법대선자금 모금을 위한 당차원의 대책회의가 있었는지, 최돈웅(崔燉雄) 의원 등에게 불법자금 모금을 지시했는지, 서정우(徐廷友·구속기소) 변호사에게 자금 모금 지시와 함께 삼성에서 받은 채권 행방을 검찰에서 함구해달라고 요청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이런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6∼7일쯤 SK 손길승(孫吉丞) 회장을 소환, 비자금 2000억원을 조성해 이 중 1000억원 가량을 선물투자 등에 유용한 혐의 등을 조사한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최태원(崔泰源) SK㈜ 회장도 이르면 금주 중 불러 비자금 조성 등에 개입했는지를 조사한 뒤 혐의가 확인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