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최근 몇 년간 석유 수출에 힘입어 실질적으로 사상 최고의 경제 성장을 이룬 가운데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진 러시아인들의 해외관광이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북극권에 위치한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은 오는 7일 러시아식 성탄절에 따른 휴가를 즐기려는 러시아인 1만명으로 거의 ‘점령’되다시피 했다.
러시아인 관광객들은 모스크바~헬싱키를 오가는 정기선 외 로바니에미와 주변 도시를 잇는 전세기 편으로 매일 500~700명이 몰려들고 있다. 오는 7일까지 로바니에미 산타클로스호텔 등 고급 호텔과 주변 숙소는 동이 났다.
러시아인 대상 관광가이드 알렉산드르(26)씨는 “러시아 관광객들의 산타마을 찾기는 1999년쯤부터 시작됐지만, 최근 2~3년 새 급격히 증가했다”며 “1월 말까지 러시아인들이 핀란드의 최대 관광 고객이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인들의 산타마을 방문에 드는 경비는 보통 미화 1000달러(약 120만원)선. 여기에다 산타클로스 만남, 산타파크 방문, 순록·개 썰매 타기 등 선택 관광마다 50달러 이상을 내게 돼 있어 일주일 이상 머무는 러시아인들은 1인당 보통 1500~2000달러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인 대상 전문 여행사 ‘로스트레블’측은 “러시아 관광객들은 가족 단위로 거의 모든 선택 관광을 한다”며 “러시아인들의 씀씀이가 유럽인들을 능가했다”고 말했다.
파란 옷을 입고 등장하는 러시아판 산타할아버지는 ‘데드 마로스’(추위 할아버지)이고, ‘스네구로치카’(눈의 요정)라는 손녀딸과 함께 사슴 썰매가 아닌 트로이카라는 삼두마차를 타고 등장하는 등 서방과는 차이가 있다. 핀란드는 이를 염두에 두고 러시아 산타와 스네구로치카를 세트로 묶어 등장시켜 러시아 관광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로바니에미(핀란드 산타마을)=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