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사태와 관련, 일본을 방문 중인 미국 정부 대표단이 29일 일본 정부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이른 시일 내에 풀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일본 정부가 미국측 요청을 거절했다고 일본 교도(共同) 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측은 이날 도쿄에서 미국측과 가진 고위급 회담에서 “광우병 감염 문제 등 사실 확인 작업부터 벌여야 하기 때문에 수입 재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고수 방침을 분명히 했다.

광우병 수입과 관련, 30일 낮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미국 농무성 무역대표부 직원들을 향해 환경운동 연합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NO MAD COW"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본에 이어 30일 방한(訪韓)하는 미국 대표단은 한국에 대해서도 같은 요구를 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나 우리 정부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 농림부 관계자는 이날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 안전하다는 게 완전히 판명되기 전까지는 수입금지를 풀 수 없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30일 방한할 미국 대표단과의 회담에서도 이 같은 원칙을 다시 강조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헤그우드 미 농무장관 특별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일본측과 만나, 문제의 광우병 감염 소가 캐나다산임을 설명하면서, 일본측에 수입금지를 부분적으로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미 농무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각) 광우병 젖소와 같은 날 같은 곳에서 도축된 쇠고기가 워싱턴주(州) 등 4개 주 외에도 알래스카·하와이·아이다호·몬태나주(州)와 괌까지 유통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30일의) 대표단 방한 목적은 수입금지 해제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국측에 조사 상황을 알리고 후속 조치를 논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한미군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를 사실상 수입 중단한 뒤 주한미군에 새로 들어온 미국산 쇠고기는 없다"며 "주한미군에 미국산 쇠고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할지는 미 정부 차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최흡특파원 po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