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헌법의 개정을 추진 중인 중의원 헌법조사회가 여자도 왕의 지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내년에 왕실전범(王室典範)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나카야마 다로(中山太郞) 중의원 헌법조사회장은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일본에는 역사상 8명의 여왕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 여왕이 나오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면서 “왕위 계승을 규정한 왕실전범 개정은 헌법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 왕가의 헌법으로 불리는 왕실전범은 메이지(明治)시절에 제정된 이래 1947년 한 차례 개정됐으나, 왕위 계승자격을 ‘남자’에게 부여한다는 규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일본 왕실에서는 아키히토(明仁)왕 사후에 왕세자 나루히토(德仁)가 왕위를 계승하도록 돼 있으나, 그 아랫대에서는 남자가 없어 여자도 왕이 될 수 있도록 전범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나루히토 왕세자의 동생인 후미히토(文仁) 출생 이후 38년 동안 남자 아기가 한 명도 태어나지 않았다. 나루히토 왕세자와 마사코(雅子) 왕세자빈 사이에는 2001년 12월 왕손녀 아이코가 태어났고, 후미히토 역시 2녀만 얻은 상태여서 이대로 가다간 대가 끊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올해 초 헌법조사회가 왕실전범 개정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여왕 계승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자민당 일각에서는 여왕을 인정할 경우 배우자를 정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신중론이 제기됐었다. 나카야마 회장은 왕실전범 개정도 국회에서 다뤄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도쿄=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