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연결지점인 경의선 도라산역에 남북출입사무소가 24일 문을 열었다. 육로를 통한 남북간 사람과 물자의 원활한 왕래를 위해 상설사무소가 세워진 것이다. 그만큼 남북 교류가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자 구체적인 진전이다.

남북출입사무소는 앞으로 경의선·동해선을 포함한 남북간 모든 철도와 도로를 이용한 출입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당장은 경의선 연결공사에 필요한 각종 인적·물적 왕래를 관리하는 데 치중하겠지만 개성공단 개발사업과 금강산 육로관광 등이 본격화하면 명실공히 남북을 잇는 주관문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북핵(北核)위기 속에서도 남북 교류는 꾸준히, 그리고 조용히 폭과 깊이를 더해 왔다. 이제 남북간에 웬만한 회담이 열려도 뉴스 대접을 못받을 정도다. 금년 한해동안 남북간에는 각종 회담이 37회, 105일간 열렸다. 작년은 33회, 재작년은 8회였다. 회담 장소도 개성, 문산 등으로 다양해지고 더불어 ‘출퇴근 회담’까지 생겨났다. 금년의 방북자는 1만3398명(11월말 현재)에 이르고 방남(訪南) 인원도 997명에 달했다. 지금 경의선과 동해선에서는 각각 매일 평균 15~25t 트럭 18~20대가 남북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남북 교류의 양적인 증가가 남북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남북 교류는 대북 지원 성격의 일방적 흐름에 머물러 있을 뿐 상호 호혜적인 쌍방향 단계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북핵 문제 역시 남북 관계와 완전히 분리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안처럼 돼버렸다. 또 남북교류 증진이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음은 탈북자 문제 등에서 여실히 입증된다. 폭 넓은 남북 교류를 토대로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을 이루어 내려는 정부의 노력도 찾아볼 수 없다.

남북 교류가 정치적 영향에서 가급적 벗어나 자체의 탄력으로 움직여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통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까지 잃어버려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