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일은 노무현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정국을 뒤흔들어 놓았던 주였다. ‘10분의 1 넘으면 정계은퇴’ ‘불법자금 다 합쳐 350억~400억’ ‘시민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하나하나가 신문과 방송의 톱뉴스를 장식한 메가톤급이었다.

그러나 남는 것은 뭐 하나 명확하지가 않다. 야당의 반발과 공격, 이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만이 반복될 뿐이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대통령의 말이 평지풍파를 불러일으키고 혼란과 정치 공방만 격화시킨 셈이 됐다.

청와대 참모들은 발언 내용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고, 발언이 나온 다음에야 뒷감당하느라 우왕좌왕했다.

대선승리 1주년을 기념해 노사모가 주최한 Remember 1219 행사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 이 명계남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14일 4당 대표와의 회동자리에서 나온 ‘10분의 1’ 발언이 출발이었다. 논란이 되자 노 대통령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 얘기는 대선자금을 얼마나 적게 썼는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책임지겠다”고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19일엔 자신의 대선자금 규모가 합법·불법 통틀어 350억~4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당장 선관위 신고액과 비교돼 불법자금이 70억~140억원에 이른다는 추정을 불러왔다. 윤태영 대변인은 “그 속에는 81억원의 정당활동비가 포함돼 있는 개념”이라고 서둘러 해명했으나 해명대로라면 노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는 ‘-5억원’일 수도 있다는 코미디 같은 얘기가 되어버린다. 노 대통령은 ‘400억 발언’ 몇 시간 뒤인 이날 밤에는 노사모 행사에 참석, “시민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해, 정가를 또 발칵 뒤집어놓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시민혁명’ 발언에 대해 “대선자금을 역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적게 썼는데도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참담한 상황 속에서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푼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할 정도였다. 대통령이 ‘스트레스 푸는 말’ 한마디가 나올 때마다 정국이 뒤흔들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