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과 하석주, 고정운 등 추억의 스타들이 나섰을 때 운동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한동안 팬들의 시선에서 멀어진 고종수가 공을 잡을 때는 탄성과 박수가 터졌다.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열린 ‘푸마 & 홍명보 장학회 소아암 어린이 돕기 축구경기’가 열린 21일 오후 3시 고양종합운동장은 한겨울 찬바람이 무색한 열기의 도가니였다. 대회는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한 명의 선수(홍명보)가 중심이 돼 조직하고 주도한 자선대회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했다.

21일 경기도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소아암 어린이 돕기 자선 축구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경기 전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 전 그라운드에 선 양팀 40여명의 선수들은 산타복장을 차려입거나 루돌프 사슴, 눈사람으로 분장해 1만8000여 관중을 즐겁게 했다. 관중은 선수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큰 함성으로 반겼다.

소아암을 극복하고 일어선 양지원 어린이의 시축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회복기의 소아암 어린이 환자 40여명이 모여 경기를 지켜봤고, 선수들은 유니폼에 자신이 후원하는 어린이의 이름을 적어 놓아 후원의 뜻을 더욱 살렸다.

경기장에는 ‘홍명보, 당신이 있는 곳에 우리는 언제나 함께합니다’ ‘종수오빠! 힘내세요’ 등 선수들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경기는 후반 양팀의 득점포가 살아나면서 K리그스타 중심의 희망팀이 사랑팀을 4대3으로 꺾고 승리했다. 사랑팀에 속한 차세대 스트라이커 정조국과 최성국은 사이 좋게 한 골씩을 성공시켰고, 희망팀의 고종수는 후반 10분 부활을 예고하는 ‘희망의 슛’을 쏴 관중을 즐겁게 했다.

전날 자선 경매에선 김호 감독의 빨강점퍼가 300만원에, 홍명보의 주장 완장이 251만원에 낙찰되는 등 1144만원이 모였다. 경매수익금과 입장수익 등 총 후원금은 2억20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수익금은 전액 소아암환자들에게 전달된다.

홍명보는 “축구 선수들이 사회적인 관심을 갖고 활동에 나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내년에 이런 경기를 뜻하는 선수가 있다면 최대한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