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사람처럼 태권도 겨루기를 한다면?
17일 경기도 분당의 한 태권도장. 천장 사각의 구조물에서 1m55, 35㎏ 크기의 로봇이 천천히 내려왔다. 로봇은 구조물에 매달린 채 사람의 조종에 따라 한 태권도 선수와 겨루기를 시작했다.
로봇의 이름은 ‘단군꼬마’의 약자인 ‘단꼬’. 단꼬는 ‘철커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돌려차기, 앞차기, 정권지르기 등의 태권도 기술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구사했다. 다섯 평 정도의 경기장 안에서 마음대로 위치를 변경했고 몸체도 360도 회전이 가능했다.
이 진기한 대결을 보기 위해 도장을 방문한 경희대 태권도학과 20여명의 학생들은 난생처음 보는 태권도 기계에 정신이 팔린 모습이었다. 로봇과 직접 대결을 해본 홍경현(경희대3년)씨는 “재미있기는 하지만, 갑자기 발차기가 나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단꼬는 한 벤처기업이 6년여간의 시간과 40여억원의 비용, 30여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야심작. 태권도 국가대표를 지낸 지인덕 ㈜단꼬리아 이사가 전자채점제의 도입이 가까워진 현실에서 선수들이 보다 객관적이고 수치화된 겨루기 훈련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기획했다. 지 이사는 98년 제어계측의 전문가인 정구희 박사(광운대 전자공학)에게 의뢰해 개발에 착수했고 지난 3월 시제품이 나왔다. 개발을 총지휘한 정구희 박사는 “보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단꼬는 겨루기 동작을 다 응용해 구사할 수 있다”며 “사람과 겨루기를 하면 동작을 예측할 수 있지만 단꼬는 예고 동작 없이 공격이 이루어져 선수들의 순발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