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코 임시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헛소리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10분의 1은 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기자회견에서 ‘10분의 1’ 발언과 관련, “이쪽 불법자금이 한나라당 불법자금의 10분의 1을 넘으면 정계은퇴하겠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며 “사실로 밝혀지만 재신임 절차없이 약속을 지키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4당 대표와의 청와대 간담회에서 ‘10분의 1’ 발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노 대통령도 우리의 30~50%는 될 것이라고 한) 야당의 근거없는 의혹 제기에 쐐기를 박아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무현 후보’의 대선자금이 ‘이회창 후보’의 그것보다 10분의 1이 안 되는 것이 확실한데도, 한나라당이 ‘무책임한’ 의혹 부풀리기 공세를 하는 바람에 참을 수 없어 강력한 쐐기를 박기 위해 일부러 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10분의 1’ 발언은 노 대통령 나름대로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그를 옥죄는 족쇄로 작용할 것이라고 야당은 말한다.
당장 최병렬 대표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대선자금 특검하자”고 공개 제안할 계획이다. 이로써 대선자금 특검도 피할 수 없는 외길 수순이 된 셈이다. 노 대통령이 “국회가 제안하면 받겠다”고 하고, 제1야당 대표가 이를 즉각 수용함으로써 대선자금 특검이 현실화하게 된 셈이다.
한나라당 이재오 사무총장은 한발 더 나갔다. 이 총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현재까지 언론 등을 통해 확인된 노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은 145억원”이라며 “노 대통령은 지금 당장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7월 23일 ‘노무현 후보’를 대리해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 등이 공개한 ‘대선 수입·지출 내역서’를 근거로 “이 내역서에만도 총 122억5000만원의 불법자금 조성 의혹이 있으며, 최도술이 SK로부터 받은 11억원과 안희정이 조성한 11억4000만원을 합하면 최소 145억원의 불법자금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박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10분의 1이라는 자의적 진퇴기준을 세워 한나라당을 흠집내고 정계은퇴라는 폭탄발언으로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며 “또 당선을 전후해 부정한 뇌물을 받은 혐의가 확인되면 탄핵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자신의 불법자금을 ‘10분의 1’을 넘지 않도록 수사를 조작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수법이라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10분의 1이든 1000분의 1이든’ 불법이 발견되면 탄핵감”이라고 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네티즌들이 ‘내가 신창원의 10분의 1만큼 강도 행각을 했다면 감옥에 가겠다’는 말을 올리고 있다”며 “10분의 1이 안 넘으면 범죄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자민련 유운영 대변인도 “한나라당뿐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쪽의 불법대선자금도 전모가 밝혀져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