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는 15일 오전 10시40분쯤 대검찰청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대검 중수부 유재만(柳在晩) 수사2과장이 대검청사 11층 특별조사실에서 했다.

이 전 총재는 참고인 신분으로 참고인 진술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그러나 언론 브리핑에서 「조사」라는 표현 대신 『이 전 총재의 진술을 청취했다』는 표현을 썼다. 조사할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이 전 총재가 갑자기 출두했기 때문에 증거를 들이대며 추궁하는 엄격한 의미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음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회창 한나라당 전 대선후보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곧바로 대검 중수부에 출두하고 있다.

문효남(文孝男) 수사기획관은 『이 전 총재가 (불법 대선자금 모금의) 진상에 대해 잘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수사팀이 받았다고 한다』며 『검찰 출두에 앞서 기자회견 때 말한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법적으로 의미 있는 특별한 진술 내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전 총재는 오전 검정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 도착했다. 미리 대기 중인 30여명의 당직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15일 오후 송광수 검찰 총장과 검찰 수뇌부가 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어 대검 7층 안대희(安大熙) 중수부장실로 올라가 5분여간 독대했다. 안 중수부장은 사무실 출입문을 열고 반발쯤 앞으로 나와 이 전 총재를 맞았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총재는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으니 관련자들에 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당부했으며 안 중수부장은 “총재께서도 모르시는 부분이 있으니까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국민수(鞠敏秀) 대검 공보관이 전했다.

안 중수부장은 이 전 총재와의 독대 직전 심규철 한나라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아직 조사할 것이 별로 없는데 난감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