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오른팔 이광재씨가 1억원을 받았다는 썬앤문사건 수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의문 투성이다. 우선 이씨가 받은 돈은 수표였다. 수표는 어디에서 나와 어디로 흘러갔는지 흔적이 남는 돈이다. 그렇다면 지난 4월 썬앤문을 수사했던 서울지검 조사부는 눈에 뭐가 씌웠기에 이걸 찾지 못했단 말인가.

검찰이 당시 확보한 썬앤문 김성래 전 부회장의 발언 녹취록에는 “이광재…내가 자기앞수표…천만원 복사해 놓았어”라는 말이 적혀 있다. 당연히 수표 사본을 확보해 그 돈이 흘러간 경로를 뒤졌어야 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기꾼 말을 믿겠느냐”며 뭉갰다. 수사 검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깔아뭉갠 데는 말 못할 사연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검찰은 즉각 당시 수사검사를 상대로 수사를 벌여 이 의혹을 먼저 규명해야 한다.

이씨 또는 노무현 후보 캠프가 썬앤문으로부터 받은 돈이 1억원뿐인지도 밝혀내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김성래씨는 재판부에 낸 탄원서에서 “지난 1월 노무현 당선자와 문병욱 썬앤문 회장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만남은 점심을 겸해 4시간이나 진행됐다는 것이다. 김씨를 검찰은 ‘사기꾼’으로 본다지만 ‘당선자와의 만남’이 사실인지는 가려내야 한다. 녹취록에는 “노무현 정치자금 저번에 95억 들어간 것”이라는 발언도 있다.

썬앤문은 작년에 특별 세무조사에서 부과된 세금 180억원 중 157억원을 감면받았다고 한다. 국세청 4급 공무원 한 사람이 5000만원을 받고 이 어마어마한 일을 벌였다는 게 서울지검 조사부의 올 봄 수사 결과였다. 이 역시 상식과는 맞지 않는다.

다시 강조하지만 검찰은 시간을 끌 게 아니라 서울지검 조사부의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태 뒤에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를 수사해야 한다. 검찰이 수사를 재개한지 단 며칠 만에 고구마 넝쿨 굴러들듯 파헤쳐지는 사건을 8개월 이상 깔아뭉개온 서울지검 조사부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가려지지 않는 한 대검 중수부의 어떤 수사 결과도 빛을 잃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