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나라당이 풍기는 악취는 국민들의 인내 한계를 넘어섰다. 검은 돈의 규모도 규모려니와 뜯어내고 전해받는 수법의 비열함이 국민들을 기막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더 기막힌 일은 국민들의 이런 공분(公墳)과 한탄을 아직도 절절하게 느끼지 못하는 듯한 한나라당 행태다. 그러지 않고서야 현 지도부와 전 지도부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작태를 국민 앞에 버젓이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다. 최병렬 대표측은 “우리도 정확한 총액을 파악하기 힘들다”면서 이회창 전 후보측이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고, 이회창 후보측에서는 “당이 확실하게 대응하지 않고 딴짓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먼저 이회창 후보측에 묻는다. 한나라당이 무엇을 해주길 바라는가. 암흑가의 주먹세계만도 못한 대선자금 불법거래를 비호하기 위해 전면적인 정권 투쟁에라도 나서라는 말인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100억, 150억원을 사과궤짝에, 비닐 가방에 넣어 트럭째 넘겨주고 넘겨받은 걸 무엇으로 어떻게 덮을 수 있다는 말인가.

최병렬 대표 역시 남이 저지른 일이라서 실상을 모르겠다는 말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최 대표는 한나라당의 정치적 자신과 부채를 모두 물려받은 책임자다. 최돈웅 의원이 SK 돈 10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게 벌써 50여일 전이다. 의지만 있었다면 시간은 충분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처럼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는 말을 되뇌서는 안 된다.

이회창 전 후보와 최병렬 대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거꾸로 모든 걸 떠안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 전 후보는 “감옥에 가더라도 내가 가야 한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지금 당장 검찰을 찾아가 모든 사실을 밝히고 “나를 집어 넣어라”라고 해야 한다. 최 대표는 대표를 사퇴할 각오로 당의 치부를 드러내고 도려내는 데 모든 걸 던져야 한다.

그럴 때만이 한나라당은 그나마 “노무현 캠프는 깨끗하냐”고 물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기고, 부활의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