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마침내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 기본 계획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파병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말 이라크 주재 외교관 2명이 피살된 것을 계기로 파병 반대 여론과 ‘연내 파병’이라는 대미 약속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항공자위대 선발대를 올해 안으로 파견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실제 본대 파병은 내년 1~2월로 미루는 일정을 잡았다.

파병시기=기본 계획에서는 파병시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자위대를 실제로 파병하기 위해선 기본 계획이 확정된 뒤에도 방위청의 실시요령 작성과 총리 승인, 파견 명령 등의 몇 가지 절차가 필요하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은 "오는 15일까지 실시요령을 작성할 계획이지만 (파병시기 결정은) 현지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육상자위대의 파견시기 결정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초점이 되는 육상자위대의 파견에 대해선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인 데다 자민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아 최종 결정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파병 규모 및 활동=일본 정부가 설명한 기본 계획에 따르면 육상자위대는 550명(차량 200대 이내), 해상자위대는 300명(수송함 및 호위함 각 2척), 항공자위대 150명(C130 수송기 등 8기 이내) 등 총 1000명에 달한다. 이는 자위대의 역대 파병에서 최대 규모이고, 육·해·공 항공자위대가 통합운용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문제는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견하는 근거가 되는 ‘이라크 부흥지원 특별조치법’이 ‘비전투지역’에서만 활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육상자위대가 파견될 사마와가 치안이 양호한 지역이라고는 해도 지금의 이라크 정세는 어디도 비전투지역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육상자위대가 테러 공격을 받아 방어를 위한 전투행위를 벌일 경우 위헌·위법 논란이 벌어질 소지가 있다.

(도쿄=정권현 특파원 khjung@chosun.com)